서울 청년 53% "부모 도움 없인 집 못사"

강승현 기자 2021. 10. 2.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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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안 해도 내 집 한 채는 갖고 싶었는데 지금으로선 평생 세입자로 살아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직장인 김모 씨(33)는 얼마 전 내 집 마련의 꿈을 접었다.

김 씨는 "설령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내 집 마련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거의 매일 오르는 집값을 보면서 내 집 마련을 포기했다"면서 "요즘 집값 오르는 것을 보면 평생 집을 사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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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집 장만에 10~20년 걸릴 것".. 15%는 "평생 못 살 것" 사실상 포기
"치솟는 집값-분양경쟁률에 한숨.. 청약 당첨돼도 대출한도 줄어 막막"
“결혼은 안 해도 내 집 한 채는 갖고 싶었는데 지금으로선 평생 세입자로 살아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직장인 김모 씨(33)는 얼마 전 내 집 마련의 꿈을 접었다. 10년 가까이 가지고 있던 청약통장도 깼다. 한 번도 빼먹지 않고 꼬박꼬박 돈을 부었지만 매번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서울지역 아파트 분양 경쟁률을 보면서 아예 포기했다.

막상 당첨이 돼도 걱정이었다. 금융권 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 주변의 도움 없이 지금 모은 돈으로 계약금과 중도금을 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김 씨는 “설령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내 집 마련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거의 매일 오르는 집값을 보면서 내 집 마련을 포기했다”면서 “요즘 집값 오르는 것을 보면 평생 집을 사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 10명 중 7명 ‘내 집 마련 꼭 해야’

지난달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전국 아파트 값은 10.19% 올랐다. 2000년 이후 집값이 가장 많이 올랐던 2006년(13.92%)에 근접하는 수치다. 이처럼 서울을 중심으로 해마다 집값 상승이 이어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청년들은 ‘내 집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1일 서울연구원이 ‘서울 청년에게 내 집이란’ 주제로 서울에 사는 청년(18∼34세) 676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는데 응답자의 73.9%가 ‘내 집 마련은 꼭 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결혼(38.4%) △출산(38.2%)의 두 배에 가까운 결과다. 서울시 관계자는 “가정을 꾸리겠다는 청년들은 해마다 줄고 있지만 내 집 마련에 대한 청년들의 열망은 여전히 높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주택 구입의 목적은 주거 개념보다는 ‘경제적 이유’가 컸다. 응답자 10명 중 3명이 △자산 증식과 보전(30.3%)을 구입의 이유로 꼽았고, 그다음으로 △임대료 상승 부담(28.0%) △이사 안 하고 살 수 있어서(25.9%) 등이다.

하지만 실제 실현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이었다. 절반 이상(53%)이 ‘부모님 도움 없이 내 집 마련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집을 구입하는 데 걸리는 기간도 ‘10∼20년’(33.7%) ‘20년 이상’(16.1%)으로 전망했고, 응답자 중 15.4%는 ‘(주택을) 마련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사실상 포기 의사를 밝혔다.

○ 주택 포기하고 ‘주식, 코인’ 투자

집보다는 다른 투자에 뛰어드는 20, 30대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직장인 이희석 씨(29)는 여윳돈 대부분을 코인과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이 씨는 “집을 사는 건 넘사벽(넘을 수 없는 벽)이라는 생각에 주식과 코인에 넣고 있다”며 “주택 구입은 포기한 지 오래다”고 허탈해했다.

한국예탁결제원이 4월 발표한 자료에는 지난해 30대 이하 젊은 주식 투자자들은 전년 대비 160만 명이 늘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부동산 시장보다 진입 장벽이 낮다 보니 젊은층의 유입이 계속 느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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