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늘어나고 식량 지속 증산.. 진보는 필연 아닌 노력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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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몽이란 무엇인가.
핑커는 이번 책에서 자신의 싸움을 '반계몽주의와의 싸움'으로 정의하면서 계몽주의의 이념과 진보의 정의를 새롭게 규정한다.
지식을 인류의 복리와 안녕을 증진하는 데 사용하자는 노력, 바로 계몽주의의 이상에 따른 인간들의 작은 노력들이 쌓여 엔트로피와 무작위적 진화가 지배하는 무정한 우주에서 점진적인 진보를 이룩해 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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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몽이란 무엇인가. 이마누엘 칸트는 1784년 한 에세이에서 계몽이란 인류가 스스로 초래한 미성숙 상태나 종교적 권위, 정치적 권위의 도그마와 인습에 나태하고 소심하게 복종하는 상태에서 탈출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것의 모토는 ‘감히 알려고 하라!’이며, 여기에 필요한 것은 사상과 표현의 자유라고. 인간의 진정한 운명이란 바로 이런 진보에 있기 때문이라고.
오랫동안 인간의 언어와 마음, 본성을 연구해온 스티븐 핑커 하버드대 교수의 새 책 ‘지금 다시 계몽’은 그가 20년에 걸친 ‘마음과 언어’ 연작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새로 착수한 ‘계몽’ 연작 프로젝트의 두 번째 책이다. 핑커는 이번 책에서 자신의 싸움을 ‘반계몽주의와의 싸움’으로 정의하면서 계몽주의의 이념과 진보의 정의를 새롭게 규정한다.
세상은 정말 나아지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더 나빠지고 있을까. 핑커는 이제 그만 소름끼치는 헤드라인과 암울한 예언에서 멀어지라고 촉구한다. 그러면서 정부기관과 국제기구에서 생성된 다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각종 도표로 우리 세상이 진보해왔음을, 진보가 실재하는 현상이라는 걸 증명하려 한다. 무려 75개의 그래프를 제시하며.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평균 수명, 꾸준히 발전해 난제를 하나씩 해결하는 의학, 기아 비율을 감소시키는 식량의 꾸준한 증산, 200년간 100배 증가한 세계 총생산, 녹색주의의 묵시록에도 개선되는 지구환경….
그는 그러면서도 진보가 필연적인 것이 아님도 함께 보여준다. 즉 어떤 신학적 원리가 있어 세상이 목적론적으로 끌고가는 것도 아니고, 정반합 논리가 지배하는 역사 법칙이 진보를 추동하는 것도 아니라는 거다. 지식을 인류의 복리와 안녕을 증진하는 데 사용하자는 노력, 바로 계몽주의의 이상에 따른 인간들의 작은 노력들이 쌓여 엔트로피와 무작위적 진화가 지배하는 무정한 우주에서 점진적인 진보를 이룩해 왔다고.
진보는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을까. 핑커는 그럴 것이라고 답한다. 단, 계몽주의의 이념과 이성, 과학, 휴머니즘을 따른다면….
김용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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