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엇갈린 '가을 축제'.. 전북 시군마다 '개최·취소' 제각각

김동욱 2021. 10. 2.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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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천만송이국화축제
화창한 가을 햇살 아래 수십만명의 관광객을 불러모았던 전북지역 축제 상당수가 올해도 줄줄이 취소됐다. 지난달 추석 명절 연휴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체감한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비대면’을 명목으로 주된 행사를 현장에서 강행하기로 해 방역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일 전북도와 각 시·군에 따르면 정읍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제15회 정읍 구절초 꽃축제’를 취소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째다. 올해 축제는 구절초 만개 시기에 맞춰 오는 7일부터 17일까지 산내면 구절초 테마공원에서 개최할 계획이었다.

이 축제는 2019년 방문객이 30만4000명에 달해 입장료 5억7500만원 등 경제유발 효과가 170억원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올해도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추이가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하는 상황에서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정읍시는 다만, 행락객들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지침 기준에 맞춰 구절초 테마공원에 대한 자율 방문을 허용하기로 했다. 테마공원은 2일부터 24일까지 일과 시간에 한해 개방한다.

정읍시 관계자는 “지역경제를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국가적 재난 사태에서 시민과 방문객의 안전을 위한 방역이 우선”이라며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해 내년에는 더 아름답고 풍성한 축제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완주군은 코로나19 재확산을 고려해 이달 개최하려던 ‘2021년 와일드&로컬푸드축제’를 취소했다. 대신 ‘2021~22년 완주 방문의 해’ 추진을 위해 대표축제와 관광자원 홍보에 집중한다.

올해 상반기 주민 공동체를 대상으로 벌인 공모전을 통해 선정한 생강청 만들기, 생강 삼푸바 등 5개 체험 키트를 가정에서 만들어 보는 ‘완주여행 체험키트 뽐내기 이벤트’를 이달 말까지 진행한다. 지역의 매력을 사진과 시로 표현하는 ‘완주 디카 시 공모전’과 ‘완주사랑 노랫말 공모전’도 다음 달 말까지 접수한다. 관광 콘텐츠를 홍보하는 수단인 셈이다.

이 축제는 매년 20만명이 찾아 자연 속에서 펄떡이는 야생 음식을 먹으며 천렵과 캠핑을 즐기는 잔치마당이다. 7년 연속 대한민국 축제콘텐츠 대상과 5년 연속 정부의 문화관광 축제로 선정될 정도로 매년 큰 인기를 끌었다.

완주군 관계자는 “지역 최대 축제를 2년 연속 취소하는 것을 놓고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군민 안전이 최우선으로 여겨 이런 결정을 했다”며 “적극적인 노력과 협조를 통해 코로나19가 조속히 종식돼 내년에는 더욱 발전하는 축제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순창군도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순창전통고추장 민속마을에서 개최하려던 ‘제16회 순창장류축제’를 취소했다. 군은 코로나19 여파를 감안해 관광객은 온라인으로, 군민은 찾아가는 맞춤형으로 기획했으나 최근 지역에서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자 이마저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반면, 일부 지자체는 축제를 취소하는 대신 축소하거나 행사장 수를 늘려 밀집도를 완화하는 고육책을 내놨다. 대면‧비대면 병행 축제를 모두 온라인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역 대책과 다소 거리가 있다.

김제시는 제23회 김제지평선축제를 온‧오프라인 병행해 개최하기로 결정하고 1일 막을 올렸다.

시는 행사 대부분을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부득이한 프로그램은 브라이브인 방식을 적용했다고 밝혔으나, 변별력에 큰 차이가 없다. 같은 드라이브인인 데도 콘서트, 별빛드론쇼, 폐막식 등은 이를 적용하고 농산물 특판행사는 취소했다. 또 시내권 축제를 취소했으나, 화동길 토크쇼는 진행한다. 벽골제도 정상 운영하고 코스모스‧핑크뮬리 등 포토존을 즐기게 했다.

남원시는 올해 흥부제의 각종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모두 폐지했으나, 흥부 고유제와 흥부 대박길 걷기 행사는 계획대로 개최한다. 흥부 고유제는 14일에 남원 인월에서 열리며, 흥부 대박길 걷기는 16일부터 11월 14일까지 인월 성산마을 일대에서 진행한다.

익산시는 ‘제17회 익산 천만송이 국화축제’를 이달 20일부터 4주간 도심 15곳으로 분산해 개최한다. 이 축제는 그 동안 중앙체육공원에서 열흘 가량 진행했지만,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축제 기간과 행사장 수를 대폭 늘려 밀집도를 낮췄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한 시민은 “참여객들의 밀집도를 낮추더라도 축제를 매개로 상호 접촉이 늘고 방역 수칙 위반 사례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방역 주체가 돼야 할 지자체가 자칫 무리하게 축제를 강행해 방역 전선이 붕괴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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