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3세 경영 본격화..新성장 동력될까 '주목'

김동현 2021. 10. 2.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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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CJ제일제당 이선호 부장, LA레이커스와의 마케팅 체결식에 등장
신동원 회장 시대 개막한 농심, 첫 제품으로 신라면 볶음면 출시
하이트진로 박태영·박재홍 형제, 위기에 처한 회사 구할지 '관심'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식음료업계 오너 3세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경영 전면에 나선 오너 3세들이 누구나 납득할만한 성과를 보인다면 기업 내 신성장 동력 창출은 물론 기업의 경영 승계 작업도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식품업계 내부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어갈 주역으로 오너 3세들을 꼽는다. 이들을 앞세워 새로운 먹거리 창출은 물론 경영 쇄신을 통한 수익성 개선도 기대하는 눈치다. 오너 3세들이 어떤 리더십을 발휘할 지 주목되는 이유다.

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자숙을 끝내고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 담당 부장으로 발령을 받아 복귀한 이재현 CJ그룹 회장 장남 이선호씨는 최근 LA레이커스와의 글로벌 마케팅 파트너십 체결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가 공개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식품업계 내부에서는 'CJ그룹의 경영승계 작업이 본격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경영 능력을 입증한 뒤 승계 작업이 이뤄질 수 있다' 등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는 중이다.

다양한 의견 중 중론은 이 부장이 이번 LA레이커스와의 글로벌 마케팅 파트너십 체결 이후 경영에서 존재감을 입증하는데 총력을 기울인 뒤 자연스럽게 그룹 차원에서 승계 작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모아진다.

파트너십 체결로 향후 CJ제일제당은 LA레이커스 팀 유니폼과 홈구장인 스테이플스센터에 비비고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노출할 수 있게 됐으며 LA레이커스가 보유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비비고를 알릴 수 있게 됐다.

이 프로젝트 중심에 이 부장이 글로벌 비즈니스 담당으로서 어떤 행보와 어떤 역량을 보여주는 지 여부에 따라 그룹 내 경영승계 작업의 속도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승계 시나리오는 기업공개를 앞둔 CJ올리브영 지분 매각을 통한 CJ그룹 지분을 확보하는 방법이 유력하다. CJ올리브영 최대주주는 CJ주식회사로 지분 55.01%를 갖고 있다. 이 부장은 지분 17.97%, 이경후 CJ ENM 상무는 6.91%를 갖고 있다.

농심은 지난 7월 임시이사회를 열고 상정된 회장 선임 안건을 이사회 전원의 찬성으로 가결하며 신동원 회장 시대를 열었다. 농심은 신 회장을 중심으로 '변화와 혁신을 통한 뉴 농심'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신 회장은 취임 메시지를 통해 '내부로부터의 변화를 통한 사회적 역할 수행'과 '국내외 사업의 레벨업' 등 외형은 물론 국민과 함께하는 '더 좋은 성장'을 강조했다. 기업 슬로건은 '인생을 맛있게, 농심'으로 변경했다.

신뢰받는 품질과 맛, 식품 안전에 대한 철학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고객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동반자로서 더 친근하게 다가가겠다는 것이다. 신동원 회장은 수장에 오른 뒤 첫 작품으로 신라면 볶음면을 선보였다.

신 회장이 주도한 첫 번째 제품인 신라면 볶음면은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신라면 고유의 '맛있는 매운맛'을 볶음면으로 구현한 제품이다. 아버지 고(故) 신춘호 회장의 역작을 이어가면서 새로움을 더한 제품으로 평가된다.

제품은 출시 3주만에 1100만개가 판매되는 등 최근 출시된 라면 중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와함께 신 회장이 올여름 비빔면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배홍동비빔면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비빔면 시장 판도를 뒤흔들었다.

지난해 12월 박문덕 회장의 장남인 박태영 부사장과 차남인 박재홍 전무를 각각 사장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며 3세 '형제경영' 체제를 가동한 하이트진로는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워진 회사를 어떻게 구해낼 지 관심이다.

지난해 주류 소비는 코로나19 여파로 가정용 주류 시장 매출 점유율이 70% 수준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예년에는 유흥시장과 가정시장이 55%, 45% 수준의 점유율을 보였다. 올해도 이 같은 추세는 지속되고 있는 중이다.

하이트진로는 유흥 채널에서의 매출 비중이 경쟁사 대비 높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2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영업이익 42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2% 감소했다.

하이트진로의 2분기 실적 감소는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주된 이유다. 2분기 주류 시장에서 맥주와 소주 판매율은 각각 전년대비 10%, 7% 수준으로 감소했고 유흥 채널에서의 매출 비중은 34%, 45% 축소된 것으로 파악된다.

4분기에는 박태영 사장과 박재용 부사장은 실적 반등을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1위 오비맥주의 아성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둘 경우 경영 승계는 자연스럽게 추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임세령 대상그룹 전무도 지주사인 대상홀딩스 등기이사에 오르며 3세 경영을 공식화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차녀인 임상민 전무가 등기이사에 이름을 오른 지 1년 만에 큰 딸도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린다.

대상홀딩스는 오는 26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임세령 전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표면적인 이유는 지주사 중심으로 신속하고 명확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다.

업계에서는 임세령 전무와 임상민 전무가 등기이사에 올라 그룹의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고 경영 전반을 아우르는 역할을 담당하게 됨에 따라 사실상 3세 경영이 본격화됐다고 볼 여지가 많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후계 구도는 향후 이들 자매가 각각 어떤 역량을 보여주는 지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 대상홀딩스는 동생인 임상민 전무가 지분 36.71%로 최대주주다. 임세령 전무는 20.41%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삼양식품은 오너 부재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1994년생 장남 전병우씨를 중심으로 한 3세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오리온은 지난달 1989년생 담서원 씨가 오리온 경영관리팀 수석부장으로 입사하며 경영 수업을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CJ의 경우 장자 승계를 원칙으로 하는 기업 특성상 이선호 부장이 사업 전면에 나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것은 승계 작업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오너 3세들의 경영능력이 입증된 기업일 수록 경영 승계 작업이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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