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웹툰·웹소설 플랫폼 확보에 올인

변희원 기자 2021. 10. 1. 23:3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내 웹툰 시장

네이버는 지난달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의 지분 56.26%를 약 1700억원에 인수해 최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문피아는 2002년 온라인 커뮤니티로 시작한 국내 웹소설 인터넷 사이트로, 등록된 작가 수만 4만7000여 명이다. 국내 웹소설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와 카카오에 이어 3위이고, 판타지 장르에선 1위다. 문피아의 ‘전지적 독자시점’은 누적 조회 수 2억회를 돌파해 이미 웹툰으로 만들어졌고, 영화로도 제작될 예정이다. 네이버는 지난 8월 “웹소설, 웹툰, 영상을 긴밀히 연결하는 사업 모델을 강화하겠다”고 했는데, 이를 위해 문피아를 인수한 것이다.

국내 콘텐츠 산업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자 웹툰, 웹소설과 같은 이야기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웹툰, 웹소설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인기를 얻고 드라마, 영화로도 만들어져 흥행하면서, 원작(原作) 콘텐츠를 여러 형태로 바꿔 활용하는 ‘원 소스 멀티 유스(OSMU)’의 원천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웹툰·웹소설 시장은 급격히 커지고 있다. 웹툰 시장은 2013년 1500억원에서 2020년 1조원 규모, 웹소설 시장은 2013년 100억원에서 올해 1조원까지 커진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네이버 VS 카카오, 스토리 콘텐츠 확보 경쟁

웹툰, 웹소설 사용권(IP)을 확보하기 위한 카카오와 네이버의 경쟁은 올 초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한 차례 펼쳐졌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5월 세계 최대 웹소설 사이트 왓패드를 인수하고,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를 미국 LA에 설립했다. 네이버는 이 스튜디오를 통해 웹소설, 웹툰을 드라마·영화 같은 영상 콘텐츠로 만드는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지난 5월 1조원을 넘게 투자해 북미 웹툰 사이트 타파스와 웹소설 사이트 래디쉬를 인수했다.

네이버웹툰·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국감 출석 - 김준구(앞줄 오른쪽) 네이버웹툰 대표와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가 1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선서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웹툰 사이트가 작가들과 불공정한 계약을 맺고 수수료를 과도하게 떼어 간다는 논란에 대해 자사의 입장을 설명했다. /뉴시스

네이버와 카카오가 해외에서 이런 기업들을 잇따라 인수하는 이유는 영화나 드라마와 달리 웹툰, 웹소설은 적은 제작비로도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웹툰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던 네이버는 미국, 프랑스, 스페인, 멕시코 등 전 세계 100여 나라에 웹툰·웹소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달 프랑스에선 웹툰 사이트 1위를 차지했다. 전 세계 월간 이용자 수는 1억6700만명에 달한다. 카카오는 네이버보다 한발 늦게 세계 시장에 진출했지만, 최근 일본과 태국에서 웹툰 사이트 1위를 차지했다.

국내에서는 신인 작가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벌어지고 있다. 최근 카카오는 웹소설을 자유 연재할 수 있는 사이트 ‘카카오페이지 스테이지’를 열었다. 여기에서 인기를 얻으면 카카오페이지에서 정식으로 데뷔할 수 있다. 네이버웹툰은 누구나 웹툰이나 웹소설을 올릴 수 있는 ‘베스트리그’ ‘챌린지리그’를 선보이며 신입 작가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웹툰, 웹소설로 인기 검증하고 영상화

스토리 사용권(IP)이 중요한 자원으로 떠오른 것은 웹툰이나 웹소설을 기반으로 한 작품들이 해외에서까지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영화나 드라마가 최근 국내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OTT)를 통해 전 세계에 서비스되고 있다.

네이버웹툰 ‘스위트 홈’을 원작으로 하는 동명의 넷플릭스 드라마는 지난해 12월 공개 나흘 만에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8국에서 1위 자리를 차지했고, 한 달 만에 전 세계 2200만가구 시청 기록을 세웠다.

‘킹덤’ ‘경이로운 소문’ ‘D.P.’ ‘이태원 클라쓰’ 등 최근 흥행작들도 모두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한 영화 제작자는 “OTT들이 자체 콘텐츠 제작을 늘리면서 웹툰 한 편의 영상 판권이 3~4년 새 다섯 배 넘게 올랐다”며 “인터넷 사이트에서 1위를 기록하는 작품들은 부르는 게 값”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