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타 엘베즈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 "회사 전면 통제하는 K팝 관행, 더는 통하지 않는다"

[스포츠경향]

애니타 엘베즈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가 1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해 온라인으로 개최된 ‘2021 서울국제뮤직페어’(MU:CON·뮤콘)에서 화상으로 강연을 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방탄소년단(BTS) 성공 배경 연구로 주목받았던 애니타 엘베즈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가 1일 “K팝에 관행처럼 있어 왔던 회사의 전면적인 통제는 더 이상 실용적인 전략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엘베즈 교수는 이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해 온라인으로 개최된 ‘2021 서울국제뮤직페어’(MU:CON·이하 뮤콘)에서 ‘글로벌 슈퍼스타들의 부상 -그것에서 우리가 배울 점’이라는 주제로 화상 기조강연을 하며 이같이 말혔다.

엘베즈 교수는 “회사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스타들은 자신의 커리어에 대한 통제권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BTS를 보면 큰 변화가 느껴진다”며 “기존 K팝 시스템이 오늘날의 세계에서도 번창(thrive)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또 “스타들은 더 많은 자유와 융통성을 가지고 있고 자신의 커리어에 대한 발언권이 있다”며 BTS의 성공과 같은 사례가 더 많은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엘베즈 교수는 팝스타 비욘세·제이지 부부 등 자신 커리어에 대해 통제권을 갖고 혁신을 꾀한 스타들의 사례를 들며 ‘슈퍼스타는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의 규칙을 바꾼다’는 말을 인용했다.

그는 “업계에서 가장 성공한 인사는 익숙한 일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술이 필요한 일에 도전하고, 결국 주변 사업가들이나 연예인들보다 더 잘 나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날의 비즈니스 리더들이 잡을 수 있는 도전과 기회는 재능 있는 스타들과 진정한 파트너가 되는 데 있다”며 “그들과 통제권을 다툴 것이 아니라 함께 일하고 그들이 꿈을 이루도록 도와 달라”고 조언했다.

엘베즈 교수는 엔터테인먼트와 스포츠 산업 등을 연구하며 ‘블록버스터 법칙’ 등 책을 쓴 경영학자로, 지난해 BTS와 소속사 하이브(당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사례연구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에 공개해 관심을 모았다.

그는 서울을 방문해 방시혁 의장 등 하이브 핵심 관계자들을 인터뷰하고 ‘빅히트와 블록버스터 밴드 방탄소년단 :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K팝’이라는 사례연구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에서는 소속사가 아티스트에게 부여한 ‘자율성’을 성공 요인 중 하나로 들었다.

방시혁 의장은 당시 엘베즈 교수팀에 “(K팝)시스템 효율성과 아티스트 각각의 개인적 자율성(individuality)에 대한 존중 사이에서 이상적인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바 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