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여성 007

박병진 입력 2021. 10. 1.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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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시리즈 영화들이 있다.

그중에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을 꼽으라면 단연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다.

25번째 시리즈인 최근작 '007 노 타임 투 다이'의 주인공 대니얼 크레이그까지 6명이 거쳐갔다.

제임스 본드가 은퇴하면서 흑인 여성 007이 등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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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시리즈 영화들이 있다. 그중에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을 꼽으라면 단연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다. 이안 플레밍이 쓴 소설에 기반한 007 시리즈는 1962년부터 만들어졌다. 초기가 황금기였고 1980~1990년대 암흑기를 거쳐 2000년대 부활했다. 70억달러의 수입을 올린 007 시리즈의 장수 비결로는 철저한 상업성 외에 시대상을 아우르는 스파이물의 매력이 꼽힌다. 요컨대 남자 주인공 제임스 본드는 불굴의 의지와 예리한 상황 판단으로 악을 물리쳤다. 위트 있는 모습과 여성편력을 부각시켜 남성성을 강조한 것도 관객들에겐 눈요깃거리였다.

제임스 본드의 코드명인 007에서 00은 영국 정보부 MI6에서 발급한 살인면허다. 007은 살인면허를 가진 7번째 요원이라는 뜻이다. 이 시리즈는 1962년 1대 제임스 본드를 맡은 배우 숀 코너리에서 출발했다. 25번째 시리즈인 최근작 ‘007 노 타임 투 다이’의 주인공 대니얼 크레이그까지 6명이 거쳐갔다. 그가 퇴장하면 누가 7대 본드를 맡을지 관심사다.

사실 60년 넘게 우려먹은 ‘사골’ 007 시리즈를 계속 이어가는 데엔 제약이 작지 않다. 선악구도에 치중된 시나리오에 식상함을 느낀 관객이 많아진 탓이다. 스파이 액션물이 홍수처럼 쏟아져 차별성을 찾기도 어렵다. 고난도 묘기로 승부하는 톰 크루즈의 ‘미션 임파서블’과 실전 무술로 속을 채웠던 맷 데이먼의 ‘본’ 시리즈에 비해 한물간 첩보물이란 평가도 받았다. ‘마초’로 그려진 제임스 본드와 섹시함만 강조한 본드걸을 그대로 답습하기엔 시대 또한 변했다. 현대 첩보전에서 드론이나 위성이 인간 요원을 대체할 수 있다는 스토리가 많아진 것도 원인이다.

그래서 ‘맨몸’ 액션의 대표작 007 제작사가 영화의 변화를 고민 중인 모양이다. ‘007 노 타임 투 다이’에는 그런 007의 변화가 예고됐다. 제임스 본드가 은퇴하면서 흑인 여성 007이 등장한 것이다. 외신은 7대 007 자리에 흑인이나 여성이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부장적 사고와 획일성을 배척하는 다양성의 시대, 007 영화의 주인공 하면 으레 ‘잘생긴 영국 남자배우’를 떠올리는 고정관념이 깨질 때도 됐다.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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