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지금 아는 사실을 그때 알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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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내 집은 좋았다.
'빚을 내 집을 사라'던 이전 정권에서 마음만 먹었다면 이런 삶을 진작 살 수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더 늦었다면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에 엄두도 낼 수 없었을 '내 집'이 생겼다는 사실에 가슴을 쓸어내리게 된다.
정부는 지금도 대출제한 등으로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사다리까지 걷어차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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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몇 년 사이 집값이 들썩이는 상황에서 지난해 초 무리를 해서 아파트를 샀다. 당시에도 집값이 꼭대기를 찍고 있다는 소리가 심심찮게 들렸다. 소위 ‘상투’를 잡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적잖았다. 신혼 특공(특별공급)의 행운을 바라볼까 대안을 찾기도 했다. 하지만 첫아이 출산을 앞두고 안락한 ‘내 집 마련’을 더 이상 피할 수 없었다. 특히 문재인정부의 부동산정책을 더는 믿을 수 없었다.
지난달 26일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한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문재인정부 임기 중 아쉬운 점이 무엇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무엇보다 여론조사를 해보면 국민께서 (아쉬운 정책으로) 말씀하시는 것이 부동산 정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다음 정부가 이런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는 그런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저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수석의 인터뷰가 나간 뒤 온라인상에서는 2년 전 문 대통령의 발언이 회자됐다. 2019년 11월 국민과의 대화에서 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에서 우리 정부는 자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지금 아는 사실을 그때 알았더라면. 문 대통령의 당시 자신감 있는 발언은 이제 부동산정책 실패를 인정하는 자괴감으로 바뀌지 않았을까 싶다.
#. 문재인정부는 2017년 5월 출범 이후 25차례 이상의 부동산대책을 발표·시행했지만 국민의 지지는 얻지 못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문 대통령 취임 시기인 2017년 5월부터 지난 5월까지 3.3㎡(1평)당 평균 2061만원에서 3971만원으로 92.7% 상승했다. 30평 아파트 기준 집값으로 2017년 6억2000만원에서 올해 11억9000만원이 됐다. 하지만 같은 기간 실질소득은 298만원(연 4520만원→4818만원) 오르는 데 그쳐 아파트값 상승액이 소득 상승액의 192배에 달했다. 한 가구가 처분가능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은다고 가정하면 서울에 30평 아파트를 사기 위해선 25년이 걸린다. 같은 방법으로 4년 전의 경우를 계산해보면 14년이 걸렸다.
지난달 한 국책 연구기관은 정부가 부동산 실정 책임을 국민한테 떠넘기고 징벌적 과세 수준의 규제 카드를 빼들었다고 분석했다. ‘퇴로 없는’ 부동산정책은 국민 저항만 부를 뿐이다. 정부는 지금도 대출제한 등으로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사다리까지 걷어차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이라도 ‘무리수’를 두지 않길 바란다. 나중에 ‘지금 아는 사실을 그때 알았더라면’이라고 재차 아쉬워하는 일이 없게 말이다.
김선영 외교안보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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