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란다, 윤석민 이후 10년만의 첫 트리플 크라운 재시동 [스경X히어로]

[스포츠경향]

두산 미란다가 1일 잠실 LG전에서 활약하고 있다. |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외인 좌완 아리엘 미란다가 10년만의 투수 트리플 크라운 대기록을 위한 시동을 다시 걸었다.

미란다는 다승과 평균자책, 탈삼진에서 모두 선두권을 유지하며 대기록 가능성을 높였지만, 최근 승수 쌓기에 실패했다. 9월 14일 KT전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한 미란다는 피로 누적으로 한 차례 엔트리에서 빠지며 쉬었다. 지난달 25일 복귀전에서 리그 최하의 한화를 만난 미란다는 6이닝 동안 삼진을 13개나 잡고도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이 사이 다승 레이스에서 잠시 밀렸다. 삼성의 뷰캐넌, 원태인, 백정현 트리오를 비롯 NC 루친스키, 키움 요키시 등이 13승으로 공동 선두 그룹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미란다는 진짜 중요한 경기에서 팀으로서도, 개인적으로도 귀중한 승리를 더했다. 미란다는 1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5안타 무실점으로 2-0 승리를 이끌었다. 0-0으로 팽팽한 흐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은 미란다는 6회초 2사 만루에서 터진 양석환의 2타점 적시타로 승리 요건을 채웠다. 두산 마무리 김강률이 9회말 무사 1·2루 위기를 맞았지만 LG 김민성의 페이크 번트 앤드 슬래시 작전이 실패하고 병살타가 되는 바람에 위기에서 벗어났다.

미란다는 13승째를 따내며 6명이 각축을 벌이는 다승 공동 선두 그룹에 합류했다. 미란다는 평균자책을 2.33으로 낮추며 2위(삼성 백정현·2.60)와의 격차를 더 벌렸다. 탈삼진도 194개로 2위 한화 카펜터(153개)와 차이가 상당하다. 다승 선두를 유지한다면 대기록 달성 가능성이 높다.

KBO리그 역대 투수 트리플 크라운은 선동열(1986년, 1989년, 1990년, 1991년), 류현진(2006년), 윤석민(2011년) 등 3명만 달성했다. 외인 투수는 한 명도 오르지 못한 고지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3위 LG와의 승차를 다시 4경기로 줄였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