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장벽 앞에서 믿음의 태도를 되묻다 [책과 삶]
[경향신문]

믿는 인간에 대하여
한동일 지음
흐름출판 | 288쪽 | 1만6000원
생의 끝자락이 가까이 오면 신은 내게 무엇을 물어볼까.
그리스도 예수가 머물렀다는 예루살렘의 장벽 앞에서 저자는 되묻는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의 무게에 짓눌릴 때마다, 사람들은 혼란한 삶 속에서 나를 이끌어줄 수 있는 ‘생각의 어른’을 찾아나선다. 하지만 성경 속 예수는 30대 초반의 청년이었다. 저자는 생각의 어른은 생물학적으로 다 자랐거나 지위가 높은 사람이 아니라 마음을 열고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이라며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먼저 그런 어른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라틴어수업>의 저자 한동일이 펴낸 신간이다. 예루살렘에서 보낸 한 달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믿는 인간’이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 돌아봤다. 각자의 종교와 신앙을 위해 분리장벽을 세우고 전쟁도 불사하는 역사를 조망하면서 신의 뜻과 신의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한다. 저자는 ‘오늘날의 종교가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도 이런 고민을 겉으로 드러내면 ‘믿음이 없는 자’로 낙인찍힐까 두려웠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신에게 많은 것을 원하고 바라면서 기도하지만 자신이 어떤 미래를 희망하는지 정확한 방향을 모르면 올바른 기도에서 벗어나게 된다”고 결론 짓는다. 나선형을 그리며 앞으로 나아가는 인류에 대한 희망 역시 잃지 않는다.
개인적 깨달음을 적어내려간 글이지만, 한국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가볍지 않다. 저자는 흑사병과 기근으로 고통받았던 중세 유럽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교회와 국가의 관계로까지 논의를 확장한다. 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대면예배를 강행한 몇몇 종교 공동체의 주장을 법학자이자 신학자로서 깊이 있게 따져본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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