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 절벽..환자 가족들 온라인에 "혈액 구해요"
[KBS 전주] [앵커]
코로나19 탓에 헌혈이 줄었다는 소식은 여러 번 들으셨을 겁니다.
상황이 계속 나빠지자, 이제는 환자 가족들이 직접 혈액을 구하러 다니는 안타까운 일도 많아졌습니다.
오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혈액을 구한다는 온라인 게시글들.
환자인 자기 가족을 콕 찍어, '지정 헌혈' 해달라는 부탁입니다.
처음부터 수혈자를 정하고 하는 지정 헌혈은 원래 희귀혈액형을 위한 제도인데, 혈액이 귀한 요즘은 이걸 따지지 않습니다.
막내 아들이 급성 백혈병을 앓는 어머니도 온라인에서 호소했습니다.
['지정 헌혈' 호소 환자 가족/음성변조 : "절박한 거죠.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으니까. 저희가 아무리 알아봐도 한계가 있으니까 SNS를 통해서 하면 아무래도 많은 분이 보시니까."]
코로나19 여파로 헌혈 기피가 계속되면서 생긴 풍경입니다.
["이쪽 혈액 보관함은 아예 비어있는 상태입니다."]
전국에서 하루에 쓰이는 혈액은 5천 팩 정도.
안정적으로 수급하려면 적어도 닷새 치는 갖고 있어야 하는데, 추석 연휴 뒤 2.6일분까지 떨어졌고, 최근 간신히 사나흘 분을 채웠습니다.
[이상욱/대한적십자사 전북혈액원 직원 : "한 병원에 몰아서 혈액을 줄 수 없어서 어느 병원에 몇 개씩 저희가 정해서 출고하고 있거든요. 그런 상황을 보면 많이 안타깝습니다."]
대신 '지정 헌혈'은 올해 들어 9월까지 9만 건을 해,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3.7배 급증했습니다.
큰 수술을 앞뒀거나 지속적으로 혈소판 수혈이 필요한 백혈병 환자 가족들이 직접 혈액을 구하는 사례가 많아진 결과입니다.
대한적십자사는 '지정 헌혈'은 혈액 공급의 짐을 환자가 지도록 악용될 수 있는 만큼 지금의 혈액 수급 불균형은 일반적인 헌혈로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한문현
오정현 기자 (ohh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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