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검증 삼킨 '대장동 피켓'..고성 공방에 상임위 한때 올스톱 [문 정부 마지막 국감]
[경향신문]
국회 국정감사 첫날인 1일 여야는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두고 강하게 부딪쳤다. 대선 정국 최대 이슈인 대장동 의혹이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국감 무대로 고스란히 옮겨온 것이다.
국감이 열린 7개 상임위원회에 걸쳐 대장동 의혹을 둘러싼 여야의 전선이 넓게 펼쳐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특검 수용’ 요구 손팻말과 증인 소환을 놓고 벌어진 충돌로 한때 모든 상임위가 중단되는 소동을 겪었다.
국회에서는 이날 법제사법위원회, 정무위원회, 교육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소관 기관을 상대로 국감이 열렸다. 본격적인 감사에 들어가기도 전 여야는 ‘강 대 강’ 대치에 돌입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일제히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 ‘이재명 판교 대장동게이트 특검 수용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국감장 책상에 내걸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감사 개시를 거부한 것이다.
행안위의 오전 국감에서 민주당 간사인 박재호 의원은 “하루 종일 피켓을 건다고 하면 바깥에 나가서 하라”고 비판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행안위에도 대장동 의혹과 관련한 소관 부처가 있다”고 반발했다. 경기도청을 피감기관으로 둔 행안위는 여야 간 고성 끝에 24분 만에 정회했다. 정무위도 오전 내내 대장동 의혹 관련 증인 채택으로 공방을 벌이다 파행했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29일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이재명 경기지사를 포함해 대장동 의혹 관련자 약 40명을 증인으로 채택해달라고 했으나 민주당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장동 의혹과 무관한 외통위·과방위 등도 손팻말 부착 여부로 여야 의원들끼리 고성을 주고받다가 결국 정회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곽상도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50억원의 퇴직금을 받은 점을 지적하며 행안위 등 일부 국감장에서 ‘돈 받은 자가 범인이다’라는 손팻말로 맞대응했다.
여야는 오후 국감을 재개했지만 설전은 곳곳에서 이어졌다. 정무위 국감에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누가 설계했는지, 누가 돈을 먹었는지 찾아야 한다”며 “제가 받은 제보와 검찰에 제출된 자료를 조합하면 ‘도원결의’를 네 사람이 하는 것으로 나온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부국장,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비서관, 김용 전 경기도 대변인의 실명을 거론하며 “이분들이 펀드를 만들고 구조를 짰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지사 캠프 전략본부장인 민형배 의원이 “누가 설계했고 돈 먹었는지가 중요하다는 박 의원 말에 공감한다”며 “돈이 어디로 갔느냐. 불로소득을 설계한 화천대유와 국민의힘에 연관된 분들이 했다”고 반박했다.
문체위 국감에서 이 지사 캠프 대변인인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곽상도 의원이 교육문화위원회 소속이던 2017년 문화재청에 매장 문화재 자료를 집중 요청한 사실을 언급하며 대장동 개발 관련 외압을 넣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상범·심진용·박광연·조문희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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