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김만배, 권순일 왜 찾았나"..법사위서도 '화천대유' 난타전 [문 정부 마지막 국감]
[경향신문]
대법원 국감서 권 전 대법관의 ‘이재명 재판거래 의혹’ 추궁하자
법원행정처장 “답변 어려워”…여당은 “전 정권 인사” 맞불 공방
올해 국정감사 첫날인 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장에서 여야는 불꽃 튀는 난타전을 벌였다.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이날 국감에서는 특히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놓고 여야가 날 선 공방을 펼쳤다. 여야 의원들은 주어진 질의시간의 대부분을 의혹 제기와 정치적 주장에 할애하면서 사법행정에 관한 정책 질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피감기관을 대표해 출석한 김상환 법원행정처장은 “무거운 마음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답변할 위치에 있지 않다”는 식으로 민감한 질문을 피해 갔다.
야당 의원들은 대장동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하나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화천대유에서 고문으로 일한 권순일 전 대법관의 관계, 이재명 경기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권 전 대법관이 영향을 미쳤는지 등에 대해 집중 공세를 펼쳤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대법원 청사 출입기록을 제시하며 김씨가 2019년 7월16일부터 지난해 8월21일까지 총 8차례 권 전 대법관실을 방문했다고 했다. 전 의원은 법조 출입기자였던 김씨의 방문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전후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다며 “이 지사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권 전 대법관을 상대로 한 로비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씨는 “인사차 3~4차례 방문한 사실은 있지만 재판과 관련된 언급을 한 적은 없었다. (실제) 방문 목적은 대부분 후배 법조팀장들을 만나거나 구내 이발소 방문이었다”고 해명했다. 권 전 대법관은 대법관직에서 물러난 뒤 화천대유 고문을 맡아 최근까지 월 1500만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 의원은 “김씨는 화천대유 대주주로서 이 지사의 이해관계인이기도 하고, 대법관이 이해관계인을 만나는 것은 굉장히 부적절하다”고 지적했고, 김 처장은 “이해관계인이라면 만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같은 당 유상범 의원은 이 지사 사건의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에 대해 “재판 거래”라며 재판연구관이 작성한 검토보고서를 법사위 차원에서 열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처장은 질의가 집중된 이 지사 무죄 판결과 관련해서는 “모든 대법관이 진지하게 논쟁하면서 얻은 결론이고 이는 모두 판결문에 나타나 있다”며 “대법원 판결 합의 과정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니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여당도 공세로 응수했다.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화천대유 고문 등을 맡은 김수남 전 검찰총장, 이창재 전 법무부 차관, 이경재 변호사 등을 언급하며 “대부분 현 야권 인사이고 권 전 대법관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관”이라고 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송 의원이 사용한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다시 제시하며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이런 이들을 통해) 로비한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같은 당 박성준 의원도 “김만배씨는 곽상도 의원,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 가깝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박 전 특검과 함께 일한 수사팀장이었다”며 “김씨 누나와 윤 전 총장 가족 간 집 매매는 단순한 우연이겠는가”라고 했다.
여야 의원들은 질의시간 대부분을 대장동 개발 의혹이나 이 지사에 대한 전원합의체 판결을 비판·옹호하는 데 할애했다. 사법행정 관련 정책 질의는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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