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국정감사] '대장동 개발사업'으로 파행 겪은 과기부 국감서 우주 정책 지적 잇따라

고재원 기자 2021. 10. 1.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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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과방위 국정감사..5G 이슈 집중 제기 과기계 현안 소외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우정사업본부·국립전파연구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여야 간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공방으로 오전 감사가 취소되는 파행을 빚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올해 첫 국정감사에서 우주 정책 관련 지적이 잇따랐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처럼 국내에서도 우주 개발 콘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담조직 마련이나 조달 체재도입, 공무원 전문성 강화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외에 방송통신계 이슈인 5세대(5G) 가격이나 품질, 망 이용료 등 문제 제기가 집중된 가운데 과학기술계 현안은 정부출연연구기관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나 연구실 안전환경, 연구장비 방치 정도만 짧게 다뤄졌다.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과기정통부 국정감사는 파행으로 시작했다.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관련 특검을 거부하는 여당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피켓을 회의장에 들고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피켓에 항의하며 퇴장했다. 오전 감사는 아예 진행하지 못했고, 오후 2시부터 감사가 시작됐다. 

오후 감사가 시작되고나서도 설전은 이어졌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국감 증인 협의에서 민주당의 네이버와 카카오에 대한 비호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네이버 출신이 증인 채택을 막는다는 얘기도 돈다"고 말했다. 과방위 소속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네이버 부사장 출신이다. 윤 의원은 "특정될 수 있는 발언으로 인신공격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한다"며 "해당 발언을 한 박 의원은 사과하라"며 공방을 이어갔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이후 과방위 위원장인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중재와 함께 본격적인 감사가 시작됐다. 과기정통부 올해 첫 국정감사에서는 우주 정책 관련 지적이 잇따랐다. 우선 우주청과 같이 국가의 우주관련 활동을 주관하는 대표기관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우주 개발 관련 정책을 제대로 종합, 조절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기구나 조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미국과 유럽 등에는 우주개발 전담조직이 있는데 한국도 NASA 같은 집행과 실행력이 있는 기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혜숙 장관도 이에 화답했다. 홍 의원이 "(우주개발 전담조직 신설 필요성에) 정부도 공감하고 있느냐"고 묻자 "공감한다"고 답했다. 임 장관은 홍 의원이 재차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느냐'고 묻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냐'고 묻자 "그렇다"고도 답했다.

정부는 국가 우주개발 정책을 수립하는 국가우주위원회를 기존 과기정통부 장관 주재 위원회에서 국무총리 산하로 격상시켰지만 NASA와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우주청 설립에 대한 목소리가 여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임 장관은 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임 장관은 다만 전담조직 신설에 긍정적이라면서도 "정부의 조직개편은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주 개발 담당 공무원의 전문성 강화와 정부 조달 방식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홍 의원은 "우주개발 정책 담당 공무원들의 근속 기간이 짧아 업무 연속성이나 전문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며 "우주 개발은 5~10년 이상 오래 진행되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주 스타트업들과 간담회를 가졌는데 대기업이나 연구기관 중심이 아닌 우주스타트업들도 성장할 수 있게 조달 방식으로 도전적 과제를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임 장관은 "과기정통부가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이 밖에 북한 사이버테러 조직이 정치계나 학계에 대한 사이버공격을 감행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대응이 안일하다는 지적, 출연연 내 연구장비가 소홀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지적, 연구실 환경개선 사업에 8년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된다는 지적 등이 나왔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임 장관은 이날 국정감사 인사말씀에서 "첨단 전략기술을 선정하고 기술 유형별 단계별 맞춤형 육성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임 장관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에 주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국가연구개발체계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세계 기술 패권 경쟁이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임 장관은 또 "자유롭고 안전한 연구 환경 조성을 위해 국가연구개발혁신법의 현장 안착에 계속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국가연구개발혁신법은 21개 정부 부처 연구과제 관리 기준을 일원화하기 위한 법으로 올해 1월 1일부터 적용되고 있다. 그동안 연구자가 불필요한 행정에 시간을 소모한다는 불만이 많았다. 연구비를 총액 범위에 따라 유연하게 사용하도록 해 자율적 연구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임 장관은 "국가 R&D의 혁신성과 도전성을 강화하는 한편, 행정부담 간소화와 안전환경 조성 등을 통해서 연구자들이 연구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며 "키우리, 세종펠로우쉽 등을 통한 청년 과학자 양성과 여성과학기술인의 경력단절 방지, 일과 가정 양립 문화 정착을 위해서도 다각적 노력을 계속 경주하겠다"고 밝혔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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