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영학, 가족법인 '성조씨엔디' 통해 대장동 사업 배당금 100억원 넘게 현금화
[경향신문]
대장동 의혹의 핵심인물인 정영학 회계사는 가족 명의로 만든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대장동 사업 배당금을 최소 100억원 이상 현금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7호의 대장동 사업 배당금 4040억원의 최종 사용처를 확인하고 있는 검찰은 자금흐름의 연결선상에 있는 정씨의 가족 법인도 들여다 볼 것으로 예상된다.
1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서울시 서초구 한 오피스텔에 위치한 천화동인 5호 사무실은 주식회사 성조씨엔디가 4억1400만원을 주고 2019년 12월부터 소유하고 있다. 대장동 사업 시행사인 성남의뜰 보통주를 보유하고 있는 천화동인 1~7호 가운데 ‘5호’는 정씨가 실소유하고 있으며 배당금 4040억원 중 644억원을 받았다.
성조씨엔디는 사실상 정씨의 자산관리를 위한 가족 법인으로 보인다. 정씨의 부인인 김모씨가 성조씨엔디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으며, 감사와 사내이사들도 정씨 가족과 친지로 구성됐다. 부인 김씨는 공인중개사를 찾아가 천화동인 5호 사무실을 직접 계약할 정도로 정씨와 긴밀하게 움직였다. 김씨는 과거에도 정씨가 판교프로젝트금융투자의 자산관리사 판교AMC 대표이사로 있을 동안 판교프로젝트금융투자의 주주사 중 하나인 도시개발디앤피에 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성조씨엔디는 2017년쯤 정씨가 지인이 운영하던 회사를 인수한 법인이다. 원래 청과물 판매 회사였지만 정씨가 인수하면서 사업 실체가 불분명한 법인으로 바뀌었다. 이후 2020년 4월 성조씨엔디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알짜배기 땅에 있는 한 건물을 소유하게 된다. 성조씨엔디는 이 건물을 173억원 주고 샀는데, 하나은행이 근저당권 48억원을 잡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정씨 부부는 건물 매입금으로 100억원이 훌쩍 넘는 금액을 현금으로 냈다. 등기상 소유는 성조씨엔디로 돼있지만 이 건물 관리자들은 “건물주는 김씨”라고 입을 모았다. 정씨는 이 회사 명의로 벤츠 등 고가의 수입차를 구매하기도 했다고 한다.
검찰은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7호의 자금 최종 사용처를 확인하면서 정씨 부부의 성조씨엔디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은 배당금 4040억원 중 일부가 로비 등 부당한 명목으로 사용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한 회계 전문가는 “정씨는 가족 명의로 법인을 세워 개인 재산관리를 한 것으로 보여 이 법인에 들어간 돈의 최종 사용처가 어디인지 모두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구민 기자 km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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