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에 생긴 작은 주머니, 방치하면 '복막염' 유발

게실, 대장 등의 바깥쪽에 나는 겉주머니..'용종'과 반대
'대장 게실'에 대변·음식찌꺼기 등이 끼면 '게실염' 발생
복통·발열·오한·설사 등 증상..방치시 '복막염'으로 악화
과일·채소·물 등 충분히 섭취..육류 등 과다섭취 피해야

게티이미지뱅크

 
게실은 장 바깥쪽에 난 볼록한 겉 주머니를 말한다. 구조적으로 ‘용종’과 반대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게실은 그 자체로 병은 아니다. 태어날 때부터 달고 있거나 퇴행성 변화, 육류 위주의 서구화된 식습관 등으로 인해 생기기도 한다. 

그런데 대장에 생긴 게실에 대변이나 음식물 찌꺼기 등이 끼면 ‘게실염’이 발생하는데, 이를 방치하면 복막염으로 악화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게실은 대장 내 높은 압력이 대장벽을 압박하게 되면 생길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평소 식습관이 영향을 줄 수 있다.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으면 변비가 생겨 대변을 배출하기 위해 더 많은 압력을 대장에 가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 설탕, 아이스크림, 탄산음료 등을 많이 섭취하면 장내 유해균이 증식해 장 내 가스가 발생하고 대장 내 압력이 높아지면서 발생하기도 한다. 노화로 인한 장벽 약화도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게실은 존재 자체만으로는 특별한 증상을 유발하지 않지만, 게실염으로 발전하면 고통이 뒤따른다. 바늘이 아랫배를 찌르는 듯한 통증과 발열, 오한, 설사, 구역질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게실 내 소혈관이 염증으로 손상돼 출혈이 생겨 혈변을 보기도 한다. 게실염의 염증이 심해지면 천공이 생겨 변과 세균이 복강 내로 노출되고 복막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 복막염은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질환이다.

게실염은 수 일간 항생제 치료를 시행하면 약 70~80%는 호전된다. 몇 주 후 염증이 가라앉으면 대장내시경이나 대장조영술을 시행해 상태를 확인한다. 

금식과 항생제에 반응이 없는 경우나 게실염의 합병증인 농양, 천공, 복막염 등이 나타나는 경우 수술이 필요하다. 재발이 잦은 경우에도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환자의 30% 정도는 5년 내 재발한다.

게실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일‧채소 등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 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현미와 같이 도정이 덜 된 곡류가 좋다. 

이와 함께 과도한 육류 섭취를 피하고 매일 1.5ℓ 정도의 물을 마셔 변비를 막고 규칙적인 배변습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려대안산병원 소화기내과 김동우 교수는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게실염 발병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게실염은 방치하면 복막염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전문의의 진단 하에 빠른 치료가 필수”라고 말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