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 논란' 던킨 vs 제보자.. '조작 의혹' 경찰 조사로 장기전 가나

비알코리아가 공개한 던킨 안양공장 내 폐쇄회로(CC)TV 영상 일부. 비알코리아는 영상 속 직원이 고의로 주걱으로 장비를 쳐 유증기 낙하를 유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사진제공=비알코리아

비위생적인 공장 환경이 폭로돼 논란에 휩싸인 던킨이 제보영상에 대한 조작 의심을 제기하며 제보자와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29일 던킨의 도넛을 만드는 안양공장이 비위생적이라는 내용의 제보영상이 공개됐다. 영상 속에는 청소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제조설비들과 누런 물질이 묻은 반죽이 포착됐다.

도세호 비알코리아 대표이사는 즉각 홈페이지를 통해 "위생관리 관련 방송으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하지만 이후 30일 오후 비알코리아 측은 던킨 안양공장 위생 이슈와 관련 보도에서 사용된 제보영상에 대한 조작 의심 정황이 발견됐다는 입장문과 증거 영상을 언론에 공개했다.

비알코리아 측은 "해당 영상에는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설비 위에 묻어있는 기름을 고의로 반죽 위로 떨어뜨리려고 시도하고, 반죽에 잘 떨어지도록 고무주걱으로 긁어내는 듯한 행동이 보였다"며 "후드에서 유증기가 떨어진다고 가정해도 가로선으로 떨어져야 하나 제보된 영상은 설비 위치와 다르게 세로 형태로 산발적으로 분포됐다"라고 밝혔다. 누군가 일부러 청소하지 않고 기름을 떨어뜨렸다는 주장이다.

이에 서울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는 반발하고 있다. 자신이 제보자라고 밝힌 A씨는 기자회견을 통해 "양심의 가책을 느껴서 공익제보를 하게 된 것"이라며 "공개된 동영상을 보면 기름때와 곰팡이 등 반죽 생산 라인에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SPC는 의원실 제공영상에 대해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유증기 제거를 위해 정기적으로 청소했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폐쇄회로(CC)TV 1년 치 영상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비알코리아는 관련 영상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한 상황이다. 비알코리아는 "고의성을 가지고 이물질을 제품 반죽에 투입하는 모습이 확인됐다"며 "이는 식품 테러에 해당하는 행위로서 계획적인 소행으로 추정된다"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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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진 기자 to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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