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핵심인사' 유동규..검찰, 응급실서 긴급체포

지홍구,류영욱,성승훈,최희석,박윤예 2021. 10. 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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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인멸·소환불응 우려
경찰, 김만배 등 8명 출금

◆ 대장동 사태 일파만파 ◆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일 핵심 관계자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행을 병원 응급실에서 전격 체포해 조사했다.

검찰은 개발사업자를 선정하고 사업 전체를 구상한 유 전 대행이 수천억 원의 개발 이익을 얻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금품을 받은 정황에 대한 사실 관계를 따져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은 "1일 오전 9시 26분 유 전 대행이 병원에서 진료를 마치고 나오는 것을 확인하고 영장에 따라 체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유 전 대행이 소환에 불응할 수 있다고 보고 미리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신병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전날 소환 통보를 했지만, 유 전 대행이 변호인 선임 등을 이유로 불응하고 이날 오전 10시 출석으로 미뤘다. 그는 이날 새벽 급성복통을 호소해 응급실을 찾으며 출석을 한 시간 또 미루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검찰의 자택 압수수색 때 유 전 대행이 휴대전화를 창 밖으로 던지는 등 증거 인멸 우려가 있는 점도 체포영장이 발부된 배경으로 알려졌다.

이날 검찰은 10시간 넘는 조사를 진행하며 개발사업자를 선정하고 사업 전체를 구상한 유 전 대행이 대장동 개발사업 지분을 가진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인지 여부와 2015년 개발사업 공모 당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등과 관련 사업에 대해 논의했는지 여부 등을 캐물었다.

유 전 대행은 이날 오후 9시 40분께 조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옮겨져 수감됐다. 검찰은 2일 추가 조사를 진행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아울러 이날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은 화천대유, 천화동인, 성남도시개발공사 핵심 관계자 8명에 대해 출국금지했다. 김만배 씨와 이성문 전 화천대유 대표,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1호 이한성 대표, 정민용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투자사업팀장, 유 전 대행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여야는 국정감사 첫날부터 '대장동 개발 의혹'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법원 국감에서는 △권순일 전 대법관의 이재명 경기도지사 무죄 판결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대법원 출입이 핵심 쟁점으로 다뤄졌다.

[지홍구 기자 / 류영욱 기자 / 성승훈 기자]

성남의뜰, 성남도개公에 "배당금 축소 감수하겠나" 으름장 놨다

본지, 성남의뜰이 성남도개公에 보낸 문서 단독 입수

LH에 용지 매각하는 과정서
매각가 인하 거절한 성남의뜰
대주주 도개公을 오히려 압박

이재명 측근 이화영 前부지사
10년 넘게 연락하지 않았다던
천화동인 이한성과 4년전 동업
1일 서울중앙지검 앞에는 대장동 개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행 출석을 대비해 포토라인이 설치됐지만 이날 오전 검찰이 유 전 대행을 병원 응급실에서 체포하면서 취재진이 장비를 철수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대장동 개발사업의 주체인 성남의뜰이 최대주주인 성남도시개발공사와 성남시에 "배당금이 줄어들 수 있는데 그것을 감수하겠는가"라며 오히려 떵떵거린 사실이 확인됐다. 또 도개공이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지침서에도 나오는 계약상 권리로 인해 A10블록의 토지를 그대로 받거나 혹은 그 가치만큼의 현금 배당을 받을 수 있음에도 더 낮은 이익 배당을 할 수도 있다면서 규정에 없는 내용을 들먹이며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1일 매일경제가 입수한 '(성남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지구 내 순환이주단지 활용 가능 여부에 대한 검토요청)에 대한 회신' 문서에 적혀 있다. 회신 문서에 따르면 성남의뜰은 A10블록을 토지조성원가 이하 60~90% 가격으로 판매해달라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측 검토 요청에 대해 거부한다는 내용을 성남시와 도개공 측에 밝혔다. 앞서 LH는 성남시 측에 해당 토지를 조성원가 이하에 판매하고, 국민임대용지에서 10년 공공임대가 가능한 토지로 용도변경을 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공문을 보낸 바 있다. 이에 성남시와 도개공 측에서 성남의뜰에 관련 사안을 검토해달라고 했고 성남의뜰이 이에 답신을 한 것이다.

성남의뜰은 "조성된 토지를 감정평가 가격으로 매각하기로 한 것이므로 조성원가 이하 수준으로 매각할 수 없다"고 성남시 측에 입장을 보냈다. 이어 "공사(도개공)는 임대주택용지를 이익 배분으로 제공받을 권리가 있고, 원치 않을 경우 임대주택용지의 가치에 상응하는 현금 정산을 받을 권리가 있다"면서도 "LH 주장을 받아들여서 임대주택용지를 조성원가 또는 그 이하 수준으로 매각할 경우 '임대주택용지의 가치에 상응하는 현금'은 당초 공사와 성남의뜰이 시장가치 평가를 거쳐서 정한 1822억원보다 적은 금액이 될 수밖에 없고, 이를 이익 배분으로 지급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공모지침서와 성남의뜰이 보낸 이 회신 문서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계약상 '임대주택용지의 가치에 상응하는 현금'은 매각대금과는 다른 것이다. 실제 LH에 얼마에 매각하든 앞서 평가한 감정평가액 1822억원 아래로 이익배당이 줄어서는 안된다. 또 의결권이 있는 주식 50%+1주를 보유한 도개공은 사업의 주체인 성남의뜰 최대주주이면서도 성남의뜰로부터 사실상 협박 또는 훈계를 당하고 있었다.

회신 문서를 보면 성남의뜰은 "성남시는 공사(도개공을 의미)가 사업협약에 따라 임대주택용지를 원활히 매각할 수 있도록 감독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도개공 측 성남의뜰 이사는)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서는 성남의뜰 업무 수행을 함에 있어 충실 의무를 해태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그렇다면 회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협박했다.

한편 천화동인 1호 대표를 맡은 이한성 씨가 2017년 12월까지 이재명 경기지사 최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현 킨텍스 대표)와 함께 법인을 운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 부지사는 2008년 동로컨설팅이라는 법인을 차렸고, 2012년 4월부터 2017년 12월 법인 해산 때까지 대표를 지냈다. 이씨는 2012년 4월~2017년 12월 동로컨설팅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앞서 이 전 부지사는 이씨와 연관성이 불거지자 "이씨는 15년 전 의원 보좌관으로 1년간 일했다"며 "이씨와는 10년 넘게 연락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날 이 전 부지사는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원외활동을 위한 사무실이 필요해 법인을 만들었는데 월급을 못 주게 되면서 (이 전 보좌관과) 헤어졌고, 법인은 이후 뒤늦게 정리한 것"이라며 "이 전 보좌관과 연락하지 않은 지 오래됐다"고 밝혔다.

[지홍구 기자 / 최희석 기자 /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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