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수출이라더니 흑자는 반토막?"..원자재 가격 급등 직격탄 맞았다

오찬종,박동환 2021. 10. 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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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558억달러 65년만에 최고
2개월새 최대치 경신했지만
석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수입 증가폭도 9개월째 올라
흑자액 작년의 절반 42억弗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이 총 수출액, 일평균 수출액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1일 부산항 신선대·감만 부두에 선적을 기다리는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월간 수출액이 65년 한국 무역 역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올해 연간 수출액이 6000억달러를 넘어 역대 최고치를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석유 등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입액 역시 가파르게 늘면서 성장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더해 헝다그룹 사태와 전력난으로 인한 중국 경기 둔화 가능성, 가파른 해상운임 상승세도 남은 4분기 불안 요소로 꼽힌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9월 수출액은 작년 동월 대비 16.7% 증가한 558억30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이 같은 수출액은 무역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65년 만에 가장 많은 기록이다. 종전 최고 기록은 올해 7월 554억8000만달러로, 2개월 만에 다시 최대치를 경신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6억6000만달러로 역시 무역 역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로써 월별 수출은 지난해 11월부터 11개월 연속 증가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4677억달러로 역대 같은 기간 1위다.

수출 역사 경신에는 반도체 역할이 두드러졌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121억8100만달러)은 월 기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달성했다.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1.8%까지 커졌다. 그러다 보니 20대 주력 제품 중 9개 품목의 수출액이 전년 동월보다 감소했는데도 수출 총액 면에서는 역대 최고 기록 달성에 무리가 없었다. 수출액 증감이 반도체 수출 증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다. 전 세계 교역 회복과 함께 증가한 반도체 수요 영향이 컸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중간재인 석유화학·석유제품·철강 수출도 호조를 이어갔다. 각각 전년 동월 대비 51.9%, 78.7%, 41.8% 증가율을 보였다. 석유화학 분야는 인프라스트럭처 수요 증가로 합성수지와 합성고무 수출이 늘어난 덕이 컸다. 정제 마진이 회복된 점은 석유제품 실적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철강은 수출 물량 자체는 줄었지만 철광석 가격 상승, 제품 단가 증가로 수출액이 늘었다.

지역별로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의 실적 호조가 돋보였다. 9월 중추절이 포함돼 있었지만, 5세대(5G) 인프라 확충과 건설 경기 개선 영향으로 무선통신기기와 석유화학 부문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 이를 기반으로 수출액은 역대 9월 중 2위, 수출 증가율은 17.3%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가파른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입액 역시 크게 증가한 점은 우리 기업들에 풀어야 할 숙제다. 월별 수입 증가폭은 9개월째 상승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역대 최대 수출액을 기록했지만 무역수지를 따져봤을 때는 지난해 절반 수준인 42억달러에 그친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우리 수출 성장폭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전반적으로 수출 실적 자체는 크게 흠잡을 데가 없지만 수입 증가율이 많이 높아지고 있다는 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 실장은 "올해 수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은 분명하겠지만 연말로 갈수록 작년 기저효과가 반대로 작용하기 때문에 수출 증가율은 점차 낮아질 것"이라며 "내년에는 수출 증가율이 상당히 낮은 상태로 시작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OE)도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기업 심리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승세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변이 바이러스 확산, 물류 애로, 부품 공급 차질,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위협 요인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현재의 좋은 수출 흐름이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수출 기업을 위한 모든 지원 대책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오찬종 기자 /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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