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시험 등수 공개 논란.."평생 꼬리표" vs "학벌 타파"

안효주 2021. 10. 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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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변호사시험(변시) 응시자 개인의 성적과 함께 전국 석차가 일괄 공개된다.

변시를 주관하는 법무부는 그동안 '획일적 줄세우기'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응시자가 원하는 경우에만 개별적으로 석차를 알려줬다.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변시 응시자에게 개별적으로 석차를 공개토록 한 내용을 담은 변호사시험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지난달 24일 입법예고했다.

지금까지는 변시 응시자가 시험을 치른 지 1년 안에 개인적으로 정보공개 청구를 하는 경우에만 등수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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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시 전국 석차 내년부터 공개
반대 측 "학교 서열화만 공고"
찬성 측 "실력이 우선 될 것"

앞으로 변호사시험(변시) 응시자 개인의 성적과 함께 전국 석차가 일괄 공개된다. 변시를 주관하는 법무부는 그동안 ‘획일적 줄세우기’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응시자가 원하는 경우에만 개별적으로 석차를 알려줬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지명도가 아니라 개인의 실력에 따라 취업이 가능할 것”이라는 찬성 의견과 “등수를 공개할 경우 사법시험 시절처럼 학교 서열화가 공고해질 것”이라는 반발이 맞서고 있다.

 大法 “변시 등수 공개하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변시 응시자에게 개별적으로 석차를 공개토록 한 내용을 담은 변호사시험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지난달 24일 입법예고했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이 변시 석차를 ‘공개 대상 정보’라고 판결한 데 따른 것이다.

지금까지는 변시 응시자가 시험을 치른 지 1년 안에 개인적으로 정보공개 청구를 하는 경우에만 등수를 공개했다. “변시는 일종의 ‘자격시험’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어 일괄적으로 등수를 공개하는 것은 응시생 간의 경쟁을 과열시킨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한 로스쿨 졸업생이 소송을 내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2019년 충남대 로스쿨을 졸업한 정건희 변호사는 그해 치러진 변시에 응시해 합격한 뒤 법무부에 자신의 석차를 공개하라고 신청했으나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지난해 1월 서울행정법원은 “공정한 경쟁을 통해 시험에서 얻은 성과를 취업 과정에 활용할 이유가 있다”며 정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법무부가 불복해 항고를 거듭했지만, 고등법원과 대법원도 같은 취지의 판단을 내렸다.

 찬반양론 팽팽

변시 전국 석차 공개를 두고 법조계 안팎에선 찬반이 치열하다.

찬성하는 측은 “로스쿨은 통상 대학 지명도에 따라 ‘서열’이 정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석차를 공개하면 수험생 각자의 역량을 지금보다 더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주장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법조인이 되더라도 이른바 ‘스카이(SKY)’ 로스쿨 출신인지, ‘인서울’ 또는 ‘지방대’ 로스쿨 출신인지에 따라 취업 시장에서 선호도가 크게 갈린다”며 “등수를 공개하면 출신 대학보다는 개인 실력이 우선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내년도 지방대 로스쿨에 지원한 대학생 이모씨(26)는 “낮은 성적으로 합격한 사람들에겐 다시 치를 수도 없는 시험의 등수가 평생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것”이라며 “지금도 로스쿨마다 이른바 ‘졸시(졸업시험) 마사지’로 변호사시험에 붙을 만한 학생들만 졸업시험을 통과시키고 응시를 허락하는 폐해가 있는데, 이런 악습이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로스쿨 교수 출신 한 법조인은 “법학 과목을 미리 듣고 온 학생들을 위주로 신입생을 뽑는 등 로스쿨 제도가 애초 추구한 ‘전공의 다양성’은 장담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다음번 변시는 내년 1월 치르고 4월에 합격자가 발표될 전망이다. 법조계는 최근 수년간 매년 반복돼 온 변시 합격자 수와 합격률을 둘러싼 변호사단체, 로스쿨 학생들 간 갈등이 내년에도 되풀이될 공산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는 내년 시험에서도 응시자 대비 50% 전후의 합격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변시 합격률은 시험 도입 초기 70~80%에서 올해 초 제10회 시험에선 54%로 떨어졌다. 변호사단체는 변호사가 늘어나는 데 따른 경쟁 격화를 막으려는 입장이고, 로스쿨 졸업생들은 합격자가 조금이라도 더 늘어나기를 바라고 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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