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모든 기관에 청소노동자 휴게실 의무화..법 시행보다 1년 앞서

김흥일 기자 2021. 10. 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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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서울 숭실대 청소노동자 휴게실. 선풍기 한 대가 뜨거운 바람을 뿜어내고 있다. 이두리 기자


서울시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들을 위한 쉼터가 1년 일찍 마련된다. 서울시가 조례를 개정해 법률보다 먼저 시행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1일 ‘산업재해 예방 및 노동안전보건 지원 조례’를 개정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개정 조례에는 ‘노동자를 위한 휴게시설 설치’ 규정이 새로 들어갔다. 적용 대상은 서울시와 소속 행정기관, 공사·공단, 서울시가 출자한 기관과 그 자회사들이다.

이번 조례 시행으로 서울시 소속 행정기관에선 노동자 휴게시설 설치 근거가 1년 앞당겨 마련된 셈이 됐다. 지난 7월 국회를 통과해 공포된 산업안전보건법 제128조의2 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가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휴식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실을 갖추어야 한다’라고 규정했다. 다만 이 산업안전보건법 시행일은 내년 8월18일이어서 아직 1년가량 남았다.

노동자 휴게시설 설치 의무화는 청소노동자 휴게실 문제가 수차례 불거진 게 계기가 됐다.

지난 6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청소노동자들이 화장실에서 식사하지 않도록 휴게공간을 보장할 것을 의무화해주세요’라는 청원이 게시됐다. 한 달간 23만2000여명이 동의했고, 청와대는 지난 8월 “휴게시설 설치 및 관리 기준을 신속히 마련하겠다”라고 답했다.

지난 7월엔 온라인에 지하철 홍대입구역 승강장 한가운데 3평 남짓한 철제부스 휴게실에서 쉬는 청소노동자 사진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2017년 촬영한 것으로 현재 휴게실은 개선이 된 상황이지만, 이 사진은 청소노동자들의 열악한 휴게시설 문제를 상징하는 사진으로 남았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2017년 발표한 ‘사업장 휴게시설 실태조사 및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를 보면, 휴게시설이 없거나 부족한 경우가 64.6%에 달했다. 휴게시설이 있더라도 소음이 나거나 충분한 공간이 없는 등 환경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2014년부터 소속 기관 청소노동자 휴게시설 개선사업을 진행했다. 한영희 노동·공정·상생정책관은 지난 9월8일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올해 6월까지 설치대상 669곳 중 634곳에 휴게시설을 설치해 95% 완료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설상황에 따라 컨테이너 형태로 휴게실을 운영하는 곳은 있다”라고 전했다.

김흥일 기자 hi-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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