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가계대출 한도 10조도 안 남았다

박소정 기자 2021. 10. 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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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중은행의 연말까지 가계대출 한도가 10조원도 채 남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따라 은행들이 속속 대출을 틀어막고 나서면서 증가세는 다소 사그라진 모습이지만, 연간 증가율 '6%'라는 당국의 목표치와 비교하면 빌려줄 수 있는 돈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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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잔액 700조 넘어서.. 9월 주담대 4조 증가
금융당국 목표치 '연 6%' 고려하면 9조 정도 남아
10월 추가 규제 예고.. 전에 없던 '대출 빙하기' 온다

국내 시중은행의 연말까지 가계대출 한도가 10조원도 채 남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따라 은행들이 속속 대출을 틀어막고 나서면서 증가세는 다소 사그라진 모습이지만, 연간 증가율 ‘6%’라는 당국의 목표치와 비교하면 빌려줄 수 있는 돈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다. 새해까지 남은 3개월간 ‘대출 한파’는 더 매서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9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702조9000억원으로 전월(698조8000억원)보다 4조1000억원(0.75%) 증가했다. 직전 달인 8월 증가폭(3조5000억원·0.5%)보다는 다소 확대됐으나, 가계대출 증가세가 절정이었던 두 달여 전과 비교하면 주춤해진 모습이다.

서울의 한 KB국민은행 영업점 앞에 대출 상품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이는 9월 한 달간 취해진 각종 대출 억제 조치들의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대출 금리가 지속적으로 올라간 데 이어 한도 자체도 축소됐다.

NH농협은행은 아예 9월 한 달간 대부분의 신규 대출을 막았다. 대부분의 은행은 신용대출의 한도를 연봉 이내로 제한했고, 이마저도 약발이 먹히지 않자 KB국민은행 등 일부 은행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전세자금대출, 집단대출 한도를 축소하고 나섰다.

문제는 남은 한도다. 지난해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70조2000억원이었는데, 당국이 정한 증가율 상한선 6%에 맞춰 단순 계산하면 7조5000억원 정도의 한도가 남았다. 이미 증가율을 초과한 농협은행의 경우를 제외하고 생각한다면, 9조1000억원 정도의 여유가 있는 셈이다. 이는 지난 7월 한 달간 전체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치와 맞먹는다. 한 달 4조가량이 늘어난 지난달과 같은 속도를 유지한다면, 마지막 달인 12월에는 대출을 거의 내줄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은행별 가계대출 증가율은 현재 농협은행이 7.29%로 가장 많고, 하나은행이 5.19%, 국민은행이 4.9%로 한계치에 도달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4.05%, 3.02%로 비교적 여유가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여유가 있는 은행들에 ‘풍선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면 5대 은행 모두 금방 6%의 증가율에 다다를 것”이라며 “연말이 될수록 은행권에서 돈 빌리기는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했다.

세부 항목별로 살펴보면, 신용대출의 경우 전달과 비슷한 증가세를 보이는 데 그쳤다. 9월 말 신용대출 잔액은 141조원으로 전월(140조9000억원)과 유사했다. 다만 가계대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담대 잔액은 497조4000억원으로 전월(493조4000억원)보다 4조원 늘면서, 올해 최대 증가액을 보였다. 7·8월(각 3조8000억원)에 이어 석 달 연속 4조원 안팎의 증가폭을 기록한 것이다.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121조4000억원으로, 전월(120조원)보다 1조5000억원가량 증가했다.

시중은행들의 자발적인 대출 제한이 잇따르는 가운데, 금융당국도 이달 초·중순쯤 고강도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내놓을 전망이어서 상황은 악화할 거로 보인다. 가계부채 추가 대책으로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의 조기 확대를 비롯해 현재 증가세가 가장 가파른 전세대출을 제한하는 조치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대출 창구가 아예 ‘셧다운’ 되는 은행들이 생겨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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