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로 번진 경매 열기..서울 낙찰가율 13년來 최고

김태준 2021. 10. 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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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치 경신 아파트는 주춤
지난달 29일 서울남부지법 경매 5계.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의 2층 다세대주택(34㎡·이하 전용면적)이 경매에 나오자 7명이 응찰했다. 감정가 1억2000만원인 이 주택은 1억7545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46%나 됐다. 이날 법원에서 42건의 빌라(연립·다세대주택)가 경매에 나왔는데 100% 이상 낙찰가율이 속출했다.

서울 빌라 낙찰가율이 뉴타운 추진으로 시세가 급등했던 2008년 이래 최고로 치솟았다.

1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9월 법원 경매시장에서 서울 빌라 평균 낙찰가율은 97.9%로 2008년 8월(107.6%) 이후 13년1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8월 84.2%보다 13.7%포인트나 껑충 뛴 것이다. 집값 폭등으로 인기가 치솟은 법원 경매 열기가 아파트에서 빌라(다세대·연립주택)로 번지는 양상이다. 수도권 빌라의 평균 낙찰가율도 89.7%로 올해 들어 월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보다 10%포인트 급등한 수치다.

경기도는 77.4%에서 82.7%로, 인천은 78.4%에서 83.9%로 각각 오르며 모두 올 들어 최고치에 도달했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에 있는 한 다세대주택 지하층(전용면적 38㎡)은 지난달 8일 감정가(9100만원)의 갑절이 넘는 1억910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 빌라 1층 물건에는 응찰자가 무려 31명이나 몰렸다. 반면 지난 2월부터 6개월 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웠던 아파트 낙찰가율은 소폭 하락하며 7개월 만에 상승세를 멈췄다.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8월 117.0%에서 지난달 116.3%로 소폭 꺾였다. 같은 기간 서울(115.0%)과 인천(123.7%)은 각각 1.3%포인트, 0.2%포인트 내렸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경기도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달 115.4%로, 전달 대비 0.3%포인트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달 수도권 주거시설 낙찰가율(101.4%)은 2007년 3월(103.0%) 이후 14년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매매 시장에서 아파트값이 급등하고 전셋값마저 빠른 속도로 치솟자 가격 진입 장벽이 낮은 빌라로 몰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빌라 매매가는 지난해에도 1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올 들어 작년보다 상승세가 더 가파르다.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수도권 빌라 가격 누적 상승률(5.41%)은 작년 같은 기간 상승률(3.42%)을 뛰어넘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법원 경매 시장에서도 내 집 마련 수요가 아파트에서 빌라로 번지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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