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월 A매치 7경기씩"..'월드컵 격년제' 개최 구체적 청사진 나왔다

김기범 2021. 10. 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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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축구연맹(FIFA)이 추진 중인 월드컵 2년 주기 개최안의 구체적인 청사진이 드러났다. 매년 10월 대륙별 지역 예선을 28일에 걸쳐 국가별 최대 7경기씩 치르고 이듬해 6월 월드컵과 대륙 선수권 등 메이저 대회를 번갈아 개최한다는 구상이다.

FIFA는 지난달 30일 밤(한국시각) 전 세계 211개 가맹국을 대상으로 온라인 화상 회의를 열었다. '축구의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이 회의에서 FIFA는 2024년 이후 A매치 캘린더의 전면 수정안을 제시하며 기존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을 '2년 주기'로 바꾸는 안을 선보였다.

월드컵 격년제 시행의 구체적인 안은 다음과 같다.

우선 3월과 6월, 9월, 10월, 11월로 분산해 개최하는 A매치 일정을 10월에 집중 배치한다. FIFA는 1안으로 10월에 약 28일의 A매치 기간을 지정해 국가별로 최대 7경기의 대륙별 예선을 치르는 방안을 제시했다. 1안이 다소 무리라고 판단하면 10월과 3월로 분산시키는 2안도 마련했다. 10월에는 17일 동안 A매치 기간을 지정해 4경기를 우선 소화하고 이듬해 3월 남은 3경기를 추가적으로 치른다는 안이다.

<캘린더 개혁안>
1안: 매년 10월, 28일의 A매치 기간 지정. 국가별 최대 7경기 소화
2안: 매년 10월에 17일, 3월에 14일의 A매치 기간 지정. 각각 4경기-3경기씩 소화.

즉 현재 최대 2년 가까이 소요되는 월드컵 지역 예선을 1개월로 대폭 축소한다는 파격적인 안이다. 현재 유럽의 경우 월드컵 본선에 나가기 위해서는 국가별로 10경기씩 치러야 하고 아시아 최종예선에 나서는 한국 역시 6개 팀이 한 조에 묶여 10경기를 홈&어웨이 방식으로 치른다.

FIFA는 2026년 월드컵부터 본선 진출국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되기 때문에 지역 예선의 조별리그를 기존 6개 팀에서 4개 팀까지 축소할 수 있고, 따라서 국가별 경기 수가 최대 7경기를 넘지 않게 짤 수 있다는 계산이다.

대륙별 지역 예선의 소요 시간이 기존 2년에서 1개월로 단축되기 때문에 월드컵을 4년까지 기다리지 않고 2년 단위로 치를 수 있다는 구상이다. 또 유럽선수권대회와 아시안컵 등 대륙별 챔피언십은 월드컵이 열리지 않는 홀수 해에 역시 2년마다 개최하겠다는 계획이다.

FIFA 온라인 화상 회의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함께 참여한 전한진 협회 사무총장은 "회의는 약 4시간 동안 진행됐고 아르센 벵거 FIFA 글로벌 축구 발전 위원장이 혁신안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남자 축구의 A매치 캘린더 혁신안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고했고 여자축구 메이저 대회의 운영안 및 연령별 청소년대회의 변화상까지 폭넓게 다뤘다"면서 "10월과 11월에는 FIFA가 개별 국가 협회와 1대1 맞춤형 미팅을 통해 더욱 세부안을 마련한 뒤 연말에 2차 글로벌 축구 화상 회의를 통해 더욱 진전된 안이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르센 벵거 글로벌 축구 발전위원장의 개혁안 근간에는 잦은 A매치 일정으로 인한 선수들의 피로 누적이 깔려 있다. 1년에 5차례 분산돼 A매치 소집에 나서는 선수들의 피로도가 점점 가중되고 있을 뿐 아니라 A매치 자체 횟수가 너무 많아졌다는 지적. 특히 벵거 위원장은 "의미 없는(meaningless)' 친선경기가 무분별하게 확대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A매치 캘린더 개혁을 통한 월드컵 격년 개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무엇보다 약 100년 가까이 4년 단위로 개최한 월드컵의 전통을 깨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극복해야 할 뿐 아니라 FIFA의 개혁안에 전면 반대 입장을 내보이고 있는 유럽축구연맹(UEFA)을 설득해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제가 있다.

FIFA의 안대로라면 8월 중순 개막하는 유럽 리그가 매년 한 달 이상의 휴지기를 가져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에, 클럽 축구의 권익을 책임지는 UEFA가 쉽게 찬성표를 던질 리 없다. 또 우리나라 역시 K리그 스플릿 라운드가 진행되는 등 시즌 막바지 순위 경쟁이 한창 치열할 때 리그를 중단해야 하는 일이 벌어지게 된다.

김기범 기자 (kikiholic@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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