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동치미를 맛깔나게 담그는 여자가 있다. MBN 예능 프로그램 '동치미' 책임 프로듀서 정혜은이다. 20대 끝자락에 '동치미'를 기획하고 30대 젊음을 통으로 동치미에 바친 그는 이제 막 40줄에 접어들었다. 배우 엄앵란은 "저 연약하고 예쁘기만 한 어린 여자애가 무엇을 알까 싶었다"며 "차차 녹화하고 보니 어른 여자였다"고 회고했다.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은 어르신들을 섭외하는 것부터가 쉽지 않았다. 녹화 당일 펑크를 낼까 봐 출연자의 새벽 라디오 방송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방송국 앞에 서 있기도 했다. 책 '인생, 그래도 좋다 좋아'는 PD인 저자가 동치미를 함께 만든 어르신들과 함께 나눈 삶의 지혜를 담고 있다. 저자는 "'동치미'는 정답 없는 인생을 살아가는 각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자리였다. 그런데 많은 사람의 인생 이야기가 모이니, 살아가는 지혜 같은 게 보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