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일상회복 앞 백화점 정기세일, 아직 '한산'..명품 '북적'

김정현 2021. 10. 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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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신세계백화점 본점 샤넬 대기 150번대
할인 상품 집중 지하 식품관 고객 많아
더현대서울 한산…"코로나19 유행 여전"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백화점 가을 정기 세일이 시작된 1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지하 1층 할인 매장에 물건을 살펴보는 손님들이 보인다. 2021.10.01. ddobagi@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권창회 수습기자 = 정부가 11월 단계적 일상회복을 공식화 한 가운데 1일 오전 가을 정기 세일을 시작한 서울 시내 백화점은 차분한 분위기다. 일부 고객과 매장 직원은 아직 코로나19 유행 추세가 여전해 매장이 예전만큼 활기차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심리가 위축됐다고 단정하긴 어려워 보인다. 광활한 공간을 차지하는 의류와 화장품 매장엔 손님이 적었지만, 백화점이 곳곳에 마련한 할인 점포엔 직원 수만큼 손님이 보였다. 보복소비 핵심 품목 명품은 이날도 어김없이 100명이 넘는 대기 인파가 몰렸다.

이날 낮 12시께 서울 중구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지하 1층 '우리가 몰랐던 이탈리아' 매장. 한 고객은 종이 쇼핑백을 들고 유심히 이탈리아 냉동 식품을 살펴보고 있었다. 번쩍이는 식기 세트를 전시하던 매대에선 직원들이 고객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눴다.

벽을 등지고 냉장고 뒷편에 서 있던 직원들은 옆으로 나와 고객에게 조곤조곤 무엇인가를 설명하는 모습이었다. 세로로 긴 복도 양쪽 벽에 냉장고와 진열대를 사이에 두고 손님 10명은 무언가 살펴보다 발걸음을 바로 인근 식당가로 옮겼다. 식당가엔 식사를 하고 있는 고객들이 많았지만 일부 빈 자리도 보였다.

이곳은 신세계백화점이 올해 가을 정기 세일 마케팅에 힘을 준 매장이다. 본점 매장에선 7일까지 치즈, 올리브 오일 등 식재료를 할인 판매한다. 다른 층에서도 같은 주제로 이탈리아 제품을 선보이고 있었다. 인파 수는 지하 1층만 못했다. 백화점 출입구인 1층 화장품 코너는 손님을 찾아볼 수 없어 한산했다.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백화점 가을 정기 세일이 시작된 1일 오전 개점 30분째인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서울이 한산하다. ddobagi@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다른 백화점도 아직은 차분한 분위기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현대서울은 개점 직후인 이날 10시30분부터 11시까지 출근하는 직원, 쇼핑이 아니라 약속이 있어서 매장에 들른 손님들 외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주말이 아니라지만 서울 최대 영업면적을 자랑하는 이 백화점 1~3층엔 왁자지껄한 대화 소리 대신 배경음악만 공간에 울렸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더현대서울은 세일율이 높은 브랜드보다 세일을 하지 않는 브랜드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3층 모 남성복 브랜드 40대 남성 직원은 "코로나19 4차 유행 이후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면서도 "저녁이나 주말엔 젊은 손님들이 간혹 보인다"고 말했다. 이 브랜드는 이번 정기세일에서 남성복 상품을 10% 할인하고 있다. 같은 층 다른 매장에도 손님은 단 한 명도 찾아오지 않았다. 3층 중간 식음료 매장은 이른 시간부터 좌석 절반이 찬 상태라 대조를 이뤘다.

마스크를 쓴 채 더현대서울 안내 팜플렛을 한 손에 들고 3층을 둘러보던 한 여성 고객은 '정기 세일인데 어떤 물건을 사러 오셨느냐' 묻자 "세일인 것을 알지 못했고 약속이 있어서 방문했을 뿐"이라고 대답했다.

해외 유명 브랜드 패션 매장에서 나오던 중년 여성에게 같은 질문을 던지자 "에이에스(A/S, 고객 서비스) 맡긴 물건을 찾으러 왔다"고 말했다. 다수 고객이 쇼핑하러 백화점에 오는 게 아니었다. 실제 백화점 업계도 코로나19 이후 브랜드 직접적 매출보다 체험에 방점을 두고 신규 점포 기획과 구성을 바꾸고 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주요 백화점들의 가을 정기세일이 시작되는 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백화점을 방문한 차량들이 주차장으로 들어서기 위해 줄을 서 있다. 2021.10.01. photo@newsis.com

예외는 있었다. 코로나19 사태 내내 마이너스는 커녕 업계 전체가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보이던 백화점 명품 매장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샤넬 매장은 이날 오전 11시24분 기준 대기자 수가 159팀이었다. 명품관 앞은 한산한 다른 매장들과 달리 2~4명씩 매장 앞에 선 채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여전했다. 샤넬 매장 직원에게 입장 가능 시간을 문의하자 "오늘 영업시간 내 못 들어갈 수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갤러리아 명품관 백화점 앞은 평소처럼 압구정현대아파트 앞 골목까지 주차하기 위해 들어오는 차가 줄을 선 모습이 목격됐다. 반면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줄 서는 차가 없어 상대적으로 한적한 분위기였다.

한산한 분위기는 다음날부터 바뀔 수 있다. 올해 정기세일은 주말을 낀 개천절·한글날 대체공휴일이 있다.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도 75%를 웃도는 데다 정부도 이날 2주 뒤부터 접종 완료자를 중심으로 사적 모임을 확대하는 등 일상 회복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4대 백화점인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과 갤러리아가 진행하는 가을 정기 세일은 오는 17일까지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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