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옥죄기 효과 아직 없어..4조원 늘어 700조 돌파

김광수 기자 2021. 10. 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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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가계부채와의 전쟁'에 나섰지만 지난 9월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4조 원 넘게 불어나며 전달보다 증가액이 더 늘었다.

1일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9월 말 이들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2조 8,878억 원으로 8월 말보다 4조 729억 원 늘었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 압박과 은행권의 한도 축소로 신용대출 잔액 증가 폭은 1,058억 원에 그쳤으나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등 부동산 관련 대출 총액의 증가에 따른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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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 주춤했지만 주담대 증가가 상승 이끌어
일부 은행 대출 조이자 '풍선효과' 확산되는 추세
부동산 경기가 대출 규제 성패 가를 것이란 전망
[서울경제]

정부가 ‘가계부채와의 전쟁’에 나섰지만 지난 9월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4조 원 넘게 불어나며 전달보다 증가액이 더 늘었다. 신용대출 한도를 연봉 이내로 억제하고 주택담보대출·전세대출 등을 일시 중단하거나 한도를 축소했지만 아직까지 효과가 크지는 않은 양상이다. 가계대출 중에 비중이 가장 큰 주담대가 총량 증가를 이끌며 전체 가계대출은 700조 원을 돌파했다.

1일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9월 말 이들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2조 8,878억 원으로 8월 말보다 4조 729억 원 늘었다. 8월 한 달간 증가액인 3조 5,068억 원보다 증가폭이 더 컸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 압박과 은행권의 한도 축소로 신용대출 잔액 증가 폭은 1,058억 원에 그쳤으나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등 부동산 관련 대출 총액의 증가에 따른 영향이다. 9월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에 비해서는 4.88% 늘면서 금융 당국의 총량 규제 가이드라인인 5~6%에 근접했다. 이런 추세라면 10월에는 5%를 넘어서면서 은행권의 대출 절벽이 더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신용대출은 7월에 전월 대비 1조 8,636억 원이 급증했으나 8월 12억 원이 불어나는 데 그친 후 지난달까지 상승세가 크게 둔화됐다. 신용대출의 경우 대부분의 은행이 연소득 이내로 제한했고 마이너스통장은 일률적으로 5,000만 원까지만 집행하는 등 까다롭게 통제되고 있다.

신용대출 증가 추세는 주춤하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가계대출 중 가장 비중이 큰 주택담보대출이 497조 4,174억 원으로 전월 대비 4조 26억 원이나 불어났기 때문이다. 주담대 규모는 7월 3조 8,237억 원, 8월 3조 8,311억 원이 증가하는 등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주담대가 중단된 농협은행이 전달 대비 886억 원이 감소했으나 하나은행을 제외한 국민·신한·우리은행은 모두 8월 대비 지난달에 증가한 금액이 커졌다. 전월 대비 국민은행은 8월 1조 5,863억 원에서 9월 1조 8,870억 원, 신한은행은 8월 4,087억 원에서 9월 9,820억 원, 우리은행은 8월 6,699억 원에서 9월 7,164억 원으로 상승 폭을 키운 점에서 농협은행이 막히자 다른 은행으로 옮겨간 ‘풍선효과’를 엿볼 수 있다.

지난달 전세대출은 121조 4,308억 원으로 1조 4,638억 원이 늘어나 전달 증가 폭(1조 6,606억 원)에 비해 소폭 둔화됐다. 이는 은행권의 전세대출 중단 조치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이 전세대출 취급을 일시 중단한 데 이어 국민은행도 지난달 29일 전세대출 한도를 보증금 상승분 이내로 제한했다. 하나은행 역시 이달 중으로 국민은행과 같은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선 가운데 이날 SC제일은행도 주력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변동금리 유형에 대한 신규 접수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 당국의 대출 증가세 6%대 억제 조치로 인해 은행권이 일부 상품의 취급을 제한하면서 대출 증가 추이가 꺾였다”면서도 “대출 규모가 큰 부동산 관련 대출 증가 여부는 결국 부동산 경기 전망에 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예상했다.

한편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과 예금 금리 상승에 따라 돈이 몰렸던 정기예금은 이달 들어 증가 폭이 주춤해졌다. 증시가 출렁이며 투자처를 잃은 돈은 요구불예금 등 단기 투자처로 집중되는 흐름을 보였다.

김광수 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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