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대법원의 이재명 판결 전후 권순일 전 대법관 수차례 만났다

[경향신문]

화천대유자산관리 최대 주주인 김만배씨(55)의 대법원 청사 출입기록.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최대주주 김만배씨가 이재명 경기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판결이 나온 시점을 전후로 권순일 전 대법관을 수차례 찾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권 전 대법관은 재판 과정에서 이 지사가 무죄라는 취지의 법리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이 법원행정처에서 제출받은 대법원 청사 출입기록을 보면 머니투데이 기자였던 김씨는 2019년 7월16일부터 지난해 8월21일 사이에 권 전 대법관을 총 8차례 방문했다.

김씨가 권 전 대법관을 방문한 시점은 이 지사가 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을 받은 시기와 맞물린다. 하급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형이 선고됐던 이 사건은 지난해 6월15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로 회부돼 7월16일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됐다. 김씨는 이 사건이 전원합의체에 회부되기 6일 전인 지난해 6월9일 권 전 대법관을 방문했다. 전원합의체 회부 다음날인 지난해 6월16일, 선고 다음날인 17일에도 방문했다. 권 전 대법관은 이 사건의 주심은 아니었다. 그는 전합 심리 과정에서 무죄 취지의 법리를 편 것으로 전해졌다.

권 전 대법관은 지난해 9월8일 퇴임 후 화천대유 고문으로 재직하며 월 1500만원 정도의 고문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런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고문직에서 사임할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김씨는 여러 언론에 “인사차 3~4차례 방문한 사실은 있지만 재판에 관련된 언급을 한 적은 없었으며, (실제) 방문 목적은 대부분 후배 법조팀장들을 만나거나 구내 이발소 방문이었다”고 밝혔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