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떠안은 中 일대일로 참가국..'숨겨진 부채' 460조원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가세한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들의 숨겨진 부채가 3850억 달러(약 456조원)에 이르는 빚더미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가 9월 3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핵심 국가인 카자흐스탄 알마티의 거리. /이용성 기자

일대일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 9월과 10월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순방 중 처음 언급했다. ‘일대(一帶)’는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 실크로드, ‘일로(一路)’는 중국에서 동남아, 아프리카, 유럽으로 이어지는 해상 실크로드를 뜻한다.

일대일로 선상에 있는 60여개 연선국가의 인구는 약 44억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63%, 경제 규모는 21조달러(약 2경4870조원)로 전 세계의 29%를 차지한다.

CNBC는 이날 미국 버지니아 주(州) 소재 윌리엄앤드메리대 산하 국제개발 연구실 에이드 데이터(AidData)의 분석 자료를 인용해 이 같이 전하면서 일대일로에 참여한 중·저소득국의 숨겨진 부채가 국제연구기관 등이 추정하는 것보다 많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미국과 다른 주요 경제 대국들보다 적어도 두 배 이상의 국제 개발 자금을 지출하고 있다. 규모로 따지면 연간 약 850억 달러에 달한다. 중국이 발전도상국에 공여한 개발원조는 2013~2017년 사이에 연평균 850억 달러로 미국(370억 달러)의 2배를 훌쩍 넘겼다.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시작되기 전인 2000~2012년 중국 개발원조는 320억 달러로 미국 340억 달러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문제는 이러한 국제개발 자금은 원조가 아닌 부채의 형태로 조달된다는 것. 중국은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원조 명목으로 회당 31건의 차관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중저소득국을 채무 불이행 상태에 이르게 해 이들의 자산을 장악하려 한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보고서는 2013년 일대일로 프로젝트 시작 이후 중국 지원 프로젝트 증가가 일시 중단되거나 취소된 사실을 지적하면서 카자흐스탄, 코스타리카와 카메룬 등 국가에서 사업 참여를 후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참여 국가들은 신용 위험도 증가하면서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35%가 부패, 노동 위반, 환경오염 및 대중 시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