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화천대유, 산재 보고하라" 통지

이혜리 기자 2021. 10. 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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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원 논란에 휩싸인 곽상도 의원이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불참해 의석이 비어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가 곽상도 무소속(전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 곽모씨에게 산업재해 위로금을 포함한 퇴직금 50억원을 지급한 것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고용노동부는 ‘산재가 있으면 보고하라’는 공문을 화천대유에 보냈다. 사업주가 산재가 발생해도 보고하지 않거나 은폐하는 관행이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노동부 성남고용노동지청 관계자는 1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산재가 되는지 안 되는지는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지만 언론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 산재가 있으면 보고하라는 공문을 화천대유에 보냈다”고 밝혔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산재로 사망자가 발생하거나 3일 이상의 휴업이 필요한 부상을 입는 경우, 질병에 걸린 사람이 발생하면 사업주가 1개월 내에 산업재해조사표를 작성해 지방고용노동관서에 보고하도록 규정한다. 화천대유는 앞서 “격무에 시달리면서 얻게 된 질병도 하나의 퇴직사유가 됐다”며 곽씨가 받은 50억원에는 질병에 대한 퇴직 위로금이 포함돼있다고 했다. 곽씨도 “2018년도부터 평생 건강하기만 했던 저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며 “기침이 끊이지 않고, 이명이 들렸으며, 갑작스럽게 어지럼증이 생기곤 했다”고 했다. 다만 정식으로 곽씨가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보상을 신청한 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별도로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산재 보고를 한 적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 개정을 통해 처벌 수위가 강해졌지만 사업장의 산재 미보고나 은폐는 여전히 많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날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산재가 발생했음에도 보고하지 않아 적발된 건수는 4698건에 달했다. 이들 사업장에 부과된 과태료만 222억3700만원이다.

연도별로 따져보면, 2017년 1315건에서 2018년 801건으로 줄기는 했지만 2019년 911건, 지난해 850건으로 큰 차이는 없었다. 사업주가 산재 발생 사실을 은폐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고, 단순히 보고를 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보고했을 때도 1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적발 경위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산재 보상 대신 건강보험으로 부당 청구를 해 드러난 게 918건, 자진 신고가 1217건, 진정·제보·사업장 감독이 1869건, 119구급대 이송 자료 555건, 요양신청서 자료 139건이었다. 올해는 8월까지 821건이 적발됐는데 이중 365건이 건강보험 자료가 근거였다.

임 의원은 “산재 발생 보고는 노동자를 보호하고, 사업장의 위험요인을 분석하는 등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당연히 진행돼야 하는 절차”라며 “산재를 은폐하게 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에게 전가된다. 산재 발생 보고 제도가 정착되기 위해 노동부가 체계적으로 관리·감독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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