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정호연 "새벽役 이해하려 일기까지..많은 게 변해" [인터뷰]①

김보영 2021. 10. 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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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발을 땅에 딛고 한 발 씩"..박해수 선배 말 되새겨
"부족함을 깨닫는 과정"이란 황동혁 감독 말에 위로
"개인주의적이었던 지난 날, 새벽役 만나 생각 변화"
(사진=넷플릭스)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정호연이 데뷔작 ‘오징어게임’으로 단숨에 글로벌 스타로 급부상한 소감과 첫 연기 도전을 무사히 마친 소회, 작품을 만나고 느낀 변화를 털어놨다.

정호연은 1일 취재진과 진행한 화상 인터뷰를 통해 “정호연이란 사람은 굉장히 개인주의적 성향의 사람이었지만, 새벽이를 만난 이후 남을 위하는 것도 가치있는 삶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을 정도로 많이 변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지난 17일 공개 이후 전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 넷플릭스 ‘오늘의 톱10’ 1위에 오른 것은 물론, 한국 드라마 최초로 넷플릭스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오늘의 톱10’ 정상을 차지했다. 또 글로벌 OTT 스트리밍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 패트롤이 발표한 기준 전세계 83개국 TV 쇼 부문 TOP3을 휩쓸기도 했다.

정호연은 극 중 탈북자 새벽 역을 맡았다. 가족을 위해 큰돈이 필요해진 절박한 상황에 서바이벌 게임에 참가하는 인물로, 소매치기 생활을 하며 거칠게 살아온 캐릭터다. 모델로 활동해온 정호연은 이번 작품으로 첫 연기 데뷔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치르며 전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그의 SNS 팔로워 수 역시 공개 약 3주 만에 90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폭증했다.

정호연은 이처럼 자신을 향한 폭발적인 관심을 체감하고 있는지 묻자 “팔로워 숫자가 계속 올라가고 있는 것만을 보았을 땐 사실 그렇게 체감되지 않았다”면서도 “다만 회사를 통해 저에 관한 많은 문의가 오고 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전해들으며 부담이 생겨나는 건 사실”이라고 솔직히 답했다.

다만 “상우 역의 박해수 선배님이 제게 해주신 말씀을 새기며 마음을 가다듬고 있다”며 “‘두 발을 땅에 잘 딛고 한 발 한 발 걸어 나가면 된 것’이란 말씀을 해주셨다. 그 말을 생각하며 매일 아침 눈을 뜬 뒤 제 발을 땅에 딛어본다. 그리고 ‘아 나는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아간다’는 마음으로 그렇게 지내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처음 새벽 역을 만났을 당시도 회상했다. 정호연은 “오디션을 통해서 참여를 하게 됐다. 제가 뉴욕 패션 위크를 하러 가서 지내고 있던 중에 오디션 연락이 왔다. 사실 제가 지금 있는 회사로 옮긴지 한 달이 채 안됐어서 오디션을 이렇게 바로 볼지 몰랐는데 기회가 주어져서 너무 겁도 나고 부담도 됐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밥 먹는 시간 제외하곤 잠도 거의 못 자고 대본만 봤다. 말 한 마디 뱉는 게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사실 제 연기 자체가 그리 만족스럽지 않아서 큰 기대는 없었다. 그런데도 실물 오디션을 보고 싶다고 감독님이 연락을 주셔서 감사함을 느꼈다. 뉴욕 일정을 다 취소하고 귀국해 실물 오디션을 봤고, 합격 연락을 받았다. 오디션 영상을 준비한 시점은 작년 2월 정도”라고 설명했다.

새벽이의 내면 연기에 특히 집중했다고도 강조했다. 정호연은 “새벽이의 심리 상태나 겪었던 일들에 대한 일기를 써보기도 했다. 그러면서 새벽이를 이해해보려 했다”며 “아무래도 탈북자다 보니 사투리 연습을 하는데 시간을 많이 썼다. 경험이 없는 만큼 액션신 연습에도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새벽 역이 다른 캐릭터들에 비해 특히나 해외 팬들의 많은 관심과 호응을 얻게 된 비결은 ‘이타심’에 있다고 봤다. 정호연은 이에 대해 “남을 위하는 성격이 새벽이란 캐릭터의 가장 의미깊은 지점이지 않았나 싶다. 저만 해도 새벽이를 만나기 전까진 개인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추구해온 사람이었다”며 “그런 면에서 새벽이가 게임에 참여한 목표 자체가 가족을 위해서였다는 게 선뜻 이해하기 힘들기도 했다. 다만 새벽을 오래 겪으며 제 생각도 점점 변화했다”고 털어놨다.

첫 도전이었던 터라 기대와 상상만큼 연기가 풀린 적은 없어 힘든 적이 많았지만, 선배들의 조언과 황동혁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가 부담 극복에 큰 도움이 됐다고도 언급했다.

정호연은 “생각한 대로 된 적이 한 번도 없다”면서도 “새벽이로 현장에 서 있는 것 자체가 부담이고 괴로웠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말 많은 선배님들에게 조언을 구했고 감독님에게도 많이 여쭤봤다”고 회상했다.

이어 “한 번은 제가 이대론 안 될 것 같은 절박함에 감독님께 밥을 먹어달라 요청한 적도 있다. 막상 밥을 같이 먹는데 무슨 이야기를 꺼낼지 모르겠더라. 그 때 황동혁 감독님은 너는 새벽이로서 충분하다고 말씀해주셨는데 그 말씀이 참 위로가 됐다. 그 후 불안함이 많이 해소됐다. 감독님과 상대 배우를 믿고 답을 찾아가자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어느 날 ‘모든 게 나의 부족함을 깨닫게 되는 과정’이라던 감독님의 말씀이 그렇게 기억에 남는다”며 “‘넌 새벽이야’, ‘넌 이미 충분해’란 감독님과 선배들의 응원과 격려 덕분에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고 감사를 드러냈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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