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에게 논문 대필시킨 검사·교수 남매, 항소심서도 집행유예

대학원생들에게 논문 대작을 시킨 혐의로 기소된 현직 검사가 항소심에서도 유죄를 받았다.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1부(김예영 장성학 장윤선 부장판사)는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모(42) 검사와 여동생 정모(41) 전 교수에게 1심을 유지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하고 20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내렸다.

이들은 대학원생에게 논물을 대신 쓰게 시켜 대학의 논문 심사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2019년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수사 결과 정 검사는 지난 2016년 성균관대에서 발표한 박사 논문을, 정 전 교수는 2017~2018년 학술지 논문 3편을 대필하게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남매의 논문은 정 검사의 검찰 출신 지도교수인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 노모(62)씨가 대학원생들에게 대필을 지시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노 교수는 논문 대필 의혹이 제기된 후 미국으로 출국했으며, 성균관대에서 해임 처분을 받았다.

정씨 남매는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도 같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자료는 노씨 또는 노씨의 지도를 받은 기타 대학원생에게서 대작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또한 정 전 교수에 대해 “피고인 혼자 논문의 저자라고 할 수 없고, 노씨나 다른 대학원생, 다른 대학 강사가 공동 저자 이상의 지위를 가진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누구보다 법을 준수해야 하는 검사와 교수로서 쉽게 학위를 취득하려 범행에 이른 점은 죄질이 좋지 않다”며 “동생 정씨가 이 사건 등으로 퇴직한 점 등을 볼 때 원심의 양형이 적정하다고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