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교수 남매, "대필 논문 심사에 제출" 2심도 유죄

기사내용 요약
로스쿨 학생 통해 논문 작성 혐의
1·2심 "사회에 미치는 영향 크다"
각 징역 8개월·집행유예 2년 선고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대학원생들이 대신 작성한 논문을 심사에 제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현직 검사와 전직 부교수 남매에게 항소심 재판부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1부(부장판사 김예영·장성학·장윤선)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정모(42) 검사와 그의 동생이자 모 대학 전직 부교수 정모(41)씨에게 1심과 같이 각각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각 20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정 검사가 논문의 초고와 최종 작성본을 본인이 작성했다고 주장하는데, 예비심사자료를 보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A교수 또는 기타 대학원생에게서 대작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며 "제3자의 대작이 인정되는 한 업무방해의 고의와 A 교수와의 공모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동생 정씨의 경우 "일반적 학계 기준에 비춰보면 정씨가 논문의 단독 저자라고 할 수 없고 적어도 논문작성에 관여한 A교수나 다른 대학원생, 타 대학 강사가 공동저자 이상의 지위를 가진다고 평가된다"고 봤다.

또 "정 검사는 누구보다 법을 준수해야하는 검사이고, 정씨는 교수로서 쉽게 학위를 취득하려 이 사건 범행에 이르렀고 그 행위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당심까지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있고 정씨는 3회에 걸친 범행 중 2회는 아예 처음부터 대필돼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정씨가 이 사건으로 퇴직한 점 등을 볼 때 원심의 형이 지나치게 무겁거나 가볍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정 검사는 지난 2016년 11월 로스쿨 교수 A씨가 자신의 학생들을 통해 대신 작성·수정한 논문을 박사학위 예비심사에 발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동생 정씨는 2018년 A씨 등이 작성·수정한 논문을 자신이 작성한 것처럼 법학연구학회에 제출한 혐의 등을 받는다.

1심 결심공판에서 정 검사는 "이 사건으로 그동안 천직으로 생각한 검사로서의 직무를 수행하지 못한 채 오랜 기간 수사와 재판을 받았다"며 "검사이기 전 한 인간으로서 제 인격과 자존심이 추락했다. 현명한 판단으로 제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최후진술했다.

동생 정씨도 "문제될 여지가 있다는 변호인의 말에 일부 공소사실을 시인했다"며 "재판을 받으며 엄청난 스트레스로 건강이 크게 상한 상황을 고려해 선처해달라"고 요청했다.

1심은 "정 검사는 엄정한 법을 집행해야하는 검사의 지위인데 호의에 기대 다른 사람이 작성한 논문으로 예비심사를 통과했고 정씨는 누구보다 연구논리를 잘 알고 있어야 하는 교수인데도 행동을 뉘우치지 않는다"며 각각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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