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천화동인4호 건물주 '아이디에셋'에 남욱·정영학 혼맥..사업에선 '한 가족'
[경향신문]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천화동인 4호(엔에스제이홀딩스) 소유주 남욱 변호사의 여러 회사와 같은 주소를 썼던 유령회사 ‘아이디에셋’의 공동 대표가 천화동인 5호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의 친동생과 남 변호사 측근의 부인으로 파악됐다. 아이디에셋은 천화동인 4호 사무실 건물의 소유주다. 지난달 초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이 대대적으로 불거질 무렵까지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가 ‘한 가족’처럼 사업을 벌인 정황이다.
1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아이디에셋의 공동 대표였던 정모씨(49)는 정 회계사의 친동생으로 오빠가 속한 A회계법인에서 근무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2009년 6월 대장동의 민영 개발을 추진하면서 우호 지분 확보 차원에서 대장동 일부 토지를 매입한 뒤 오빠인 정 회계사가 자문단으로 참여한 부동산개발업체 ‘씨세븐’에 넘겼다. 정씨는 2018년 8월 아이디에셋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유모씨(40)가 단독 대표이사가 됐다.
유씨는 남 변호사가 법무법인 강남에서 근무하기 전 개인 법률사무소를 열었을 때 부하 직원인 이모씨(42)의 부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통신판매업체 ‘아이오플렉스’의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아이오플렉스는 대장동 민관합동 개발 사업을 주도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그의 부하 직원이었던 정민용 변호사가 세운 부동산개발업체 ‘유원홀딩스’와 대표 전화번호가 같고, 남 변호사가 소유한 회사인 ‘엔에스제이에셋’과도 주소가 같다. 유씨 부부는 지난 7월 제주도 영어마을에 있는 거래가액 7억원짜리 빌라를 매입하기도 했다.
아이디에셋은 성남시의 대장동 민관공동개발 입찰 공고 두 달 뒤인 2015년 4월 자본금 1000만원으로 설립된 회사다. 아이디에셋은 지난해 3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거래가액 54억짜리 토지와 건물을 매입했고, 천화동인 4호와 엔에스제이에셋은 이달 초 이 건물로 주소를 옮겼다. 과거에도 아이디에셋, 천화동인 4호, 엔에스제이에셋, 아이오플렉스는 모두 2019년부터 지난달까지 서울 서초구의 한 사무실을 주소로 썼다. 아이디에셋은 남 변호사의 다른 회사 ‘엔에스제이피엠’과 함께 서울 구로구의 한 사무실을 주소로 쓰고 있다. 엔에스제이피엠은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300억원짜리 토지와 건물을 매입했다.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는 2009년부터 대장동 개발 사업에 뛰어들어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2010년부터 유 전 본부장과 교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에서 남 변호사는 8721만원을 출자해 1007억원의 배당금을, 정 회계사는 5581만원을 출자해 644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경향신문이 지난달 29일 찾은 아이디에셋 사무실은 16.5㎡(약 5평) 규모의 공유오피스였다. 간판이 없었고 유리문이 잠겨 있었다. 컴퓨터, 사무집기, 전화가 보이지 않았다. 책상 위에는 종이컵, 물티슈, 볼펜, 소책자 등이 흩어져 있었다. 내부 회의실처럼 보이는 공간은 전등이 켜져 있었지만 아무도 없었다. 이 건물 관계자는 “한두 달에 한번쯤 사람이 잠깐 다녀갈 뿐 상근하는 직원은 없다”며 “안쪽 전등은 사람이 없을 때도 항상 켜져 있다”고 말했다.
허진무·이효상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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