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76.6% 극빈층 베네수엘라.. 화폐단위서 '0' 6개 뺀다

장서우 기자 2021. 10. 1.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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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물가상승률이 3000%에 달하는 남미의 베네수엘라에서 전날까지 100만 볼리바르(화폐 단위)짜리였던 지폐가 10월 1일부터는 1볼리바르로 그 가치가 확 낮아진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부터 베네수엘라 정부는 초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올해 들어서만 그 가치가 73%가량 떨어진 볼리바르의 단위에서 '0'을 6개 빼는 '리디노미네이션'(화폐 가치 액면 절하)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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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리디노미네이션’

물가상승률 대응 고육지책

13년 새 화폐개혁만 세 번째

연간 물가상승률이 3000%에 달하는 남미의 베네수엘라에서 전날까지 100만 볼리바르(화폐 단위)짜리였던 지폐가 10월 1일부터는 1볼리바르로 그 가치가 확 낮아진다. 8년째 경제 위기가 이어지며 국민 4명 중 3명이 극빈층인 상황에서 살인적인 물가상승률에 대응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부터 베네수엘라 정부는 초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올해 들어서만 그 가치가 73%가량 떨어진 볼리바르의 단위에서 ‘0’을 6개 빼는 ‘리디노미네이션’(화폐 가치 액면 절하)을 단행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날 1볼리바르짜리 동전과 함께 5·10·20·50·100 볼리바르 단위의 지폐도 새로 발행할 계획이다. 최근 13년 새 베네수엘라는 3차례 화폐 개혁을 통해 볼리바르에서 총 14개의 ‘0’을 뺐다. 우고 차베스 정권 때인 2008년에 3개를 뺀 후 2018년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5개를 더 제거하기까지 10년이 걸렸는데, 그로부터 3년 만에 또 액면가를 낮추는 것이다.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은 2020년 3000%, 2019년 9500%에 달했으며, 올해도 1600%를 기록하고 있다는 중앙은행 추산이 나왔다. 100만 볼리바르는 미화 가치로 환산하면 25센트(약 300원)에 불과하다. 700만 볼리바르가 고작 빵 한 덩어리와 교환되며, 수백만 볼리바르의 월급을 받는 교사들은 2주에 3달러도 채 벌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은 동전을 장난감으로 쓰거나, 다발로 들고 다니며 달러 지폐 1장과 교환하려 사투를 벌인다.

남미 최대 산유국으로 한때 호황을 누렸던 베네수엘라에선 석유 산업 쇠퇴와 사회주의 정권의 국정 운영 부실, 미국의 제재에다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치면서 2013년 이후 국내총생산(GDP)이 80% 급감했다. 화폐 가치가 치솟는 와중 식료품 한 바구니(5인 가정 기준)의 값은 220달러, 교외 집값은 150달러에 달하는 실정이다.

지난 5월 정부는 최저임금을 3배로 인상했지만, 이는 고기 1㎏을 사기에도 불충분했다. 이에 국민 76.6%가 극빈층(하루 소득 1.9달러 미만)에 해당하며, 수백만 명이 고국을 떠나 난민으로 전락하고 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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