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경기관광公 재직 중 유원홀딩스 공동설립..공사 사적 이용 의혹

진현권 기자,윤수희 기자 2021. 10. 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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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영화 관련 예산 388억 요구 묵살당하자 사퇴전 유원홀딩스 설립
사업목적에 영화 사업 포함..檢, 개발수익 흘러들어간 것으로 의심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30일 경기 성남도시개발공사를 대상으로 또한차례 압수수색 했다.© 뉴스1 유재규 기자

(수원=뉴스1) 진현권 기자,윤수희 기자 =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의 키맨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경기관광공사 사장 사퇴 1개월 전에 정민용 변호사와 의혹의 중심으로 부상한 유원홀딩스를 공동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기는 유 전 사장이 경기도에 영화 관련 예산 388억원을 요구했다 퇴짜를 맞은 이후로, 공사의 공적 영역을 활용해 사적 영역의 영업활동을 하려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일 경기도에 따르면 대장동 개발사업의 핵심인물인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은 임기(2021년 9월) 9개월 여를 앞두고 지난해 12월 전격사퇴했다.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이재명 지사 캠프에 참여한 뒤 공모를 통해 같은해 10월 경기관광공사 사장직에 올랐던 그였기에 사퇴배경을 놓고 설왕설래가 오갔다.

그러나 최근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이 터지면서 지난해 영화관련 사업 추진을 위한 예산 388억원을 요구했다 퇴짜를 맞은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유 전 사장은 지난해 10월 경기도 문화체육관광국에 자본금 388억원을 추가 출자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경기관광공사 수권자본금 1500억원 중 1112억원을 도가 출자했는데, 나머지 388억원을 추가 출자해 영화 관련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추가 출자금 요청대상사업은 영화관광 활성화 사업 190억원, 관광전문인력 양성 및 공공휴양기능의 경기관광에듀센터 설립 사업 198억원이다.

그러나 도는 '2021년 자본금 추가 출자 타당성 검토보고'를 통해 재정여건을 고려해 현 시점에서 출자가 곤란하다고 결론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영화산업 수익성 악화와 해외 관광객 입국중단, 도민 소비여력 저하 등에 따라 대규모 투자 타당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영화투자사업의 경우, 공사 자체 자본금 등을 조정해 시범추진한 뒤 수익성을 검증해 재정투입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유 전 사장이 영화 관련사업 추진에 필요한 388억원을 요구했는데 비서실과 담당 부서에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냈다"며 "예산 반영요청이 묵살되면서 사표를 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 전 사장은 자신이 중점 추진했던 영화관련 사업이 좌절되자 사표 결심을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유 전 사장은 최근 미디어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임기를 9개월 남겨두고 사퇴한 이유에 대해 "경기관광공사에서 주력했던 프로젝트 예산을 따내지 못했다. 그때 사퇴를 결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유 전 사장은 영화 관련 사업예산 반영이 좌절된 뒤 지난해 11월 자신과 함께 근무했던 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시개발공사 투자사업팀장)와 함께 자본금 1억원의 유원오가닉이란 회사를 설립했다. 유원오가닉은 올해 1월 유원홀딩스란 이름으로 변경됐다.

정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의 또다른 키맨인 남욱 변호사(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4호의 실소유주)의 서강대 1년 후배다. 2015년 3월 남 변호사의 추천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입사해 전략사업실 투자사업팀장으로 일했다.

화천대유의 관계사인 천화동인 1~7호는 대장동 개발사업으로 각각 4000억원의 배당수익과 3000억여원의 분양수익을 올렸다.

유원홀딩스의 사업목적에는 Δ영화 및 드라마 협찬 대행업 Δ광고 및 영상 제작업 및 종합광고 대행업 Δ음반 수입 제작 배급판매업 Δ부동산 임대 및 전대업·부동산개발업, 부동산 개발 컨설팅 등 50여가지를 기재했다.

이와 관련, 정 변호사는 최근 모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유원홀딩스는 내가 지분을 100% 가지고 있고 형(유동규)은 동업 관계"라며 "최근까지도 판교사무실에서 만나 사업 관련 회의를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대장동 개발 수익이 유원홀딩스에 흘러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유 전 사장은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그만두기 전 화천대유 측에 배당 수익을 나눠달라고 요구해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파일엔 이같은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유 전 사장은 자신은 사업자 선정에 개입하지 않았으며 돈을 받은 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여러 의혹을 극구 부인하며 사실과 다른 내용의 보도로 건강까지 악화했다고 호소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유 전 사장은 조금 타당성이 없는 사업에 대해 고집을 많이 했다. 최근 대장동 사태가 터진 것을 보니 유원홀딩스와 관련해 공적(경기관광공사) 영역의 권한을 이용해 사적 영역의 사업을 하려고 했던 의구심이 든다"며 "그러나 영화 관련사업의 타당성이 없어 예산자체 성립이 안됐다. 지금으로 보면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jhk10201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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