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日 기시다 새 총리와 한일관계 새 해법

기자 2021. 10. 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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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정무조사회장이 당선됐다.

기시다의 당선은 일본 정치의 한계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오는 4일 총리에 취임하는 기시다 시대의 한·일 관계는 밝지 않다.

내년 7월 참의원 선거 이후 기시다 정권이 안정돼야만 한·일 관계를 고려하는 정치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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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정무조사회장이 당선됐다.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의 외무대신이었다. 이번 선거는 일본 정치권의 세대교체와 새로운 개혁 무드가 실현될 수 있는지에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하지만 자민당은 민의보다는 당내 정치 역학을 우선시해 기시다 총재를 선택했다. 변혁이 가져올 혼란을 두려워한 나머지 안정을 택한 결과다.

이번 총재 선거에서 주목할 점은 파벌의 영향력이 부활했다는 것이다. 당초 자민당의 분위기는 중의원 선거에서 패하지 않기 위해 국민적 인기가 있는 총재를 원했다. 즉, 자민당을 승리로 이끌 ‘얼굴’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러나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사임 발표 이후 자민당 지지율이 39%에서 48%로 회복되면서 총재 선거 역학도 변했다. 지지율 상승은 무기력한 야당의 존재감과 함께 일반 국회의원들의 선거에 대한 위기감을 약화시켰다. 그 결과 ‘선거의 얼굴’보다는 포스트를 배분해주는 ‘이익의 분배’로 총재 선택 기준이 바뀌었다. 그래서 국민적 인기가 있는 고노 다로보다는 파벌들이 선택한 기시다에게 표가 모였던 것이다. 기시다의 당선은 일본 정치의 한계를 보여주기도 한다.

기시다의 미래는 아베·아소·아마리 아키라라는 3A의 파벌 영향력을 극복하고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달렸다. 우선, 인선이다. 지금은 자민당 내 파벌 균형이 우선될 가능성이 크다. 기시다는 자민당의 화합을 중시해 원팀(One Team)을 강조하지만, 파벌의 역학을 당분간 벗어나긴 어려워 보인다. 또한, 코로나19 대응도 매우 중요하다. 코로나 대응에 실패하면 스가 정권과 마찬가지로 단명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정책에서 차별성을 낼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지금은 아베·스가의 그림자가 짙어 부정적 유산이 많다. 특히, 아베의 모리가케학원 문제는 기시다 총재를 계속 괴롭힐 것이다. 결국, 곧 있을 중의원 선거와 내년 7월의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기시다는 안정적 정권이 되면서 아베의 그림자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오는 4일 총리에 취임하는 기시다 시대의 한·일 관계는 밝지 않다. 그는 자민당의 강경 분위기를 반영해 원칙적 강경론을 취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또한, 비판적 일본 여론도 한·일 관계를 막는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내년 7월 참의원 선거 이후 기시다 정권이 안정돼야만 한·일 관계를 고려하는 정치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

지금 당장은 소통을 중시하는 기시다의 정치 스타일에 한 가닥 기대를 걸 수 있다. 기시다는 ‘사람의 말을 잘 듣는 것’이 장점이라고 강조한다. 일본 국민에게 정중하고 부드러운 정치를 하겠다고 주장하는 만큼 한·일 관계에서도 대화의 분위기는 형성될 수 있다. 한국은 이런 모멘텀을 놓쳐서는 안 된다. 최근 법원의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매각 명령을 보더라도 한·일의 대립은 위기 직전이다. 일본이 ‘사죄와 반성은 더 이상 없다’는 태도를 고수해서는 한·일 관계의 진전을 바랄 수 없다.

한국 또한 ‘일본이 없어도 문제없다’는 태도로 일관한다면 미래는 없다. 한·일 양국이 자국의 태도를 되돌아보면서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으로 한·일 관계의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우선은, 양국 정상회담을 적극 추진해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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