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미국 옷 입었지만 中과 관련? '초대형 인수' 결국 무산

정혜인 기자 2021. 10. 1. 11:0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파이브나인, 주주 반대에 인수합의 종료 발표줌 '중국 연관성'에 대한 미국 당국 조사 여파?
에릭 위안 줌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2019년 4월 18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 나스닥의 줌 상장 이후 줌의 로고가 표시된 나스닥 건물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AFP

미국 화상회의 서비스업체 줌(ZOOM)이 추진 중이던 17조원 규모의 클라우드서비스업체 파이브나인(Five9) 인수 계획이 무산됐다. 미국 당국의 줌과 중국 간의 연계 의혹이 인수 무산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에 따르면 줌과 파이브나인은 상호합의로 인수합병(M&A) 계약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파이브나인 측은 "주주들로부터 합병 승인에 대한 충분한 (찬성) 표를 얻지 못했다"고 계약 종료 배경을 설명했다.

로완 트롤로프 파이브나인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줌과의) 계약 발표 이후 주주들과 폭넓게 교류했다"며 "회사는 계속 독립된 상장회사로 운영될 예정이고, 콜센터 서비스를 포함해 현재 줌과 맺고 있는 관계는 이번 거래 무산과 관계없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린 위안 줌 창업자 겸 CEO는 파이브나인 인수로 잠재적인 파트너십을 기대했는데 아쉽게 됐다며 "주주와 고객을 위한 (회사) 가치 증대에 계속 초점을 맞추겠다"고 인수 무산 소식을 전했다.

줌은 지난 7월 147억달러(약 17조4195억원) 규모의 파이브나인 지분 인수 계획을 밝혔다. 이는 줌의 시가총액 16%에 해당하는 금액이자 줌의 첫 10억달러 이상 인수 제안이었다. 코로나19(COVID-19) 이후 콜센터 운영 방식이 완전히 변화하리라 판단하고 콜센터 전용 클라우드서비스업체인 파이브나인 인수를 결정한 것이다. 줌과 파이브나인의 인수규모는 올해 추진된 스퀘어와 애프터페이(290억달러), MS와 뉘앙스(부채 포함 197억달러) 인수에 이어 세 번째였다고 CNBC는 전했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신 접종 등으로 향후 더 많은 사람이 대면 회의에 나설 거란 전망이 줌의 성장둔화 우려로 이어지면서 인수 추진에 차질이 생겼다. 의결권 자문기관인 글래스루이스 등도 파이브나인 주주들에게 줌의 성장성을 지적하며 인수 반대를 권고했고, 결국 두 회사의 거래가 무산됐다. CNBC는 "규제 당국에 의해 초대형 딜이 무산된 경우는 있다. 하지만 기업이 자발적으로 거래를 종료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에린 위안(가운데) 줌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

외신은 파이브나인 주주의 인수 반대에는 줌의 성장성 이외 미국 연방 당국의 조사도 한몫을 한 것으로 봤다. 지난 8월 미국 법무부는 줌과 파이브나인 인수 건이 외국인의 참여로 국가안보 차원의 위험이 제기될 수 있다며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에 두 회사의 거래 보류 및 조사를 요청한 바 있다. 법무부는 줌의 창업자인 위안 CEO가 중국 산둥성 출신이고, 줌의 서버와 연구개발(R&D) 대부분이 중국에서 이뤄지는 등 줌과 중국 간 관계를 문제 삼았다.

WSJ은 지난 21일 법무부가 주도하는 정부기관 간 위원회인 '팀텔레콤'이 두 회사의 인수 계약 검토에 돌입했다고보도했다. 팀텔레콤의 조사에선 인수 거래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데이터 수집, 관리 등에 대한 검토도 이뤄진다. 이 때문에 파이브나인 주주들이 팀텔레콤 조사에 따른 기업정보 유출 등에 대한 부담에 줌과의 인수에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당시 WSJ은 중국에 대한 미국 관리들의 경계심을 보여주는 최신 사례라고 평가하며 미국과 중국 간 안보 갈등이 기업인수 계획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시사했다.

줌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일상생활이 비대면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일간 활성 이용자 수가 3억명에 달하는 등 급성장했다. 그러나 줌과 중국 공산당 간 연계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며 미국 정부의 압박을 받아왔다. 지난해 12월 미국 브루클린 지역 연방 검찰은 중국 톈안먼(천안문) 민주화 시위를 추모하는 화상 포럼을 방해하고자 중국 당국과 공작을 벌인 혐의로 줌의 중국 내 임원을 기소한 바 있다.

한편 두 회사의 인수 소식은 뉴욕증시 거래 종료 이후 전해졌다. 파이브나인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1.11% 하락한 반면 줌의 주가는 0.32% 소폭 올랐다.

[관련기사]☞ "넌 씨 제공자일 뿐"…남편, 정자은행 취급 후 이혼한 아내10살 친딸 3년간 성추행·성폭행한 아빠…2심서 감형, 왜?지인과 함께 아내 성폭행하고선…"소문 내겠다" 위협한 남편"방역규정 어겼다"며 여성 체포해 성폭행·살해한 英경찰'150억 공방' 영탁 "이 또한 지나가리라...혼자였음 못 버텨"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