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학교·상인들과 협업.. 불법 광고물 없는 '쾌적한 도시' 완성
■ ‘옥외광고물 안전관리·정비’ 앞서가는 파주
‘단속-계고-철거’ 시스템 구축
전국 지자체 정비실적 선두권
옥외광고물 점검에 드론 활용
“일상 속 위험 줄이는 게 복지”
“안전이 최고의 복지입니다.” 경기 파주시의 불법 광고물 철거와 옥외광고물 안전관리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전현정 도시경관과 과장. 그는 전국에서 불법 광고물 정비 비결을 벤치마킹하러 올 정도로 깨끗한 도시경관을 자랑하는 파주시의 성공 노하우를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1일 전 과장은 “옥외광고물법의 목적은 안전하고 쾌적한 생활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는 옥외광고물 안전관리 분야로 정비의 기본 방향을 잡아 안전사고 예방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파주시는 시민과 함께하는 선진 광고문화 정착을 위한 광고물 관리기반을 구축했다. 자발적 참여로 이뤄진 시민 정비단과 함께 매월 불법 광고물 테마를 정해 주요 도로변과 상가, 학교 주변 등 시기와 장소에 맞는 집중 정비로 깨끗하고 아름다운 도시경관 조성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했다. 특히 옥외광고사 자격을 취득한 전문 공무원이 직접 현장을 방문하며 옥외광고물 안전점검에도 뛰어난 성과를 냈다. 그 결과 파주시는 지난해 행정안전부 주관 ‘2020 옥외광고업무 유공기관 및 유공자 표창’에서 대통령표창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파주시는 매년 한국옥외광고센터를 통해 집계되는 지방자치단체 불법 광고물 정비실적 통계에서도 늘 선두에 있다. 여느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도로변 현수막 하나 찾아보기 힘들다.
파주시가 유독 불법 광고물 정비에 뛰어난 이유는 뭘까. 파주시 도시경관과는 365일 휴일 없는 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공휴일에 단속하지 않았을 때 이를 악용해 설치를 일삼는 광고주의 행태를 막기 위해서다. 또 광고물 자진정비 계고(기한 내에 자진 철거하면 처벌하지 않지만, 철거하지 않으면 일괄 과태료 부과 경고)로 필요 시 고발까지 진행한다. ‘설치하고 끝’이 아니라 ‘설치하는 만큼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자진정비 계고에도 철거하지 않은 불법 광고물은 도시경관과 직원들의 손에 가차 없이 강제 철거된다. 선거철에 난립하는 정당 홍보 불법 광고물도 파주시에서는 예외 없이 정비 대상이다.
파주시는 휴일 단속, 자진정비 계고, 강제 철거 등 타 지방자치단체보다 강도 높은 정비를 하며 오랜 기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김병철 도시경관과 주무관은 시스템의 체계화를 성공 비결로 꼽는다. 각각의 업무 체계가 마련돼 있어 담당자마다 다른 기준이 아닌 통일된 기준으로 처리한 덕분이라는 것이다. 또 도시경관과 내에 옥외광고물 관리뿐만 아니라 가로물 관리, 주차 질서 등 도시경관과 관련된 부서가 모여 있어 신고가 들어오면 관련 과가 함께 출동해 단속한다. 서로 맞물려 협업하는 방식 또한 업무의 효율을 높인다. 여기에 시민, 학교, 상인회, 상가관리사무소와 함께 정비체계를 구축해 불법행위자에게 다방향으로 접근하는 방식은 파주시만의 정비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단속이 어려울 때도 있다. 업무가 주로 현장에서 이뤄져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데다 쌩쌩 달리는 차량 옆의 도로변을 단속할 땐 큰 위험에 노출되기도 한다. 작년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상황으로 어려워진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간판 정비는 더욱더 어렵다. 김 주무관은 “시민의 보행 안전과 차량 흐름을 방해하고 위협하는 불법 광고물은 코로나19 상황과 상관없이 강력한 단속을 하고 있다”며 “도시경관 관리 업무가 힘이 들고 제약이 많지만, 외압에 흔들리지 말고 원칙대로 나아가 다른 지자체에 등대 같은 역할을 해달라는 행안부 관계자의 말을 들을 때면 힘이 난다”고 말했다.
파주시는 안전점검 분야에도 열심이다. 디지털 전환시대 도래와 공공서비스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시는 지난 6월 옥외광고물 안전점검에 전국 최초로 드론을 활용했다. 인구밀집지역, 역 주변, 고층 건물, 강풍 취약지역을 우선으로 드론을 활용해 98건의 점검을 완료했다. 드론을 통해 맨눈으로 점검하기 힘든 사각지대를 줄이고 보다 정밀하게 점검하고 있다.
최종환 파주시장은 “도시경관을 이루는 옥외광고물 안전에 대한 시민의식 향상으로 광고물 관리와 관련된 정책 수요가 늘고 있다”며 “먼저 생각하고 예방하는 ‘안전 파주’로 전진하기 위해 안전 사각지대를 찾아 시민 일상의 위험을 제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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