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원 빚이 400만 원으로'..청소년 울리는 고금리 대리 입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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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 사는 김 모(18) 양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3만 원을 이체해주면 다음 날 수고비 2만 원을 얹어 총 5만 원을 입금해주겠다'는 내용의 일명 '대리 입금' 게시글을 보고 솔깃했습니다.
A 양은 좋아하는 아이돌의 굿즈(상품)를 사고 싶었지만, 용돈이 부족해 SNS에서 접한 대리 입금 업자로부터 10만 원을 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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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 사는 김 모(18) 양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3만 원을 이체해주면 다음 날 수고비 2만 원을 얹어 총 5만 원을 입금해주겠다'는 내용의 일명 '대리 입금' 게시글을 보고 솔깃했습니다.
그러나 게시자와 휴대전화번호를 주고받으며 입금 방식을 조율하던 김 양이 혹시나 하는 생각에 경찰청 사이버수사국 홈페이지에 그의 번호를 조회해보자 신고 이력이 떴습니다.
김 양은 입금하지 않고 게시자의 연락처를 차단했지만, 그는 A 양의 다른 SNS 계정을 찾아 '3만 원을 보내지 않으면 네 메신저 프로필 사진을 온라인상에 유포하겠다'며 협박했다고 합니다.
김 양은 "게시자를 경찰에 신고했지만, 한동안 내 신상정보가 유포될지 모른다는 불안에 시달렸다"고 말했습니다.
반대로 10대 A 양은 지난해 대리 입금으로 돈을 빌렸다가 곤욕을 치렀습니다.
A 양은 좋아하는 아이돌의 굿즈(상품)를 사고 싶었지만, 용돈이 부족해 SNS에서 접한 대리 입금 업자로부터 10만 원을 빌렸습니다.
업자는 50%를 수고비(이자)로, 늦게 갚을 경우에는 시간당 1만 원을 지각비(연체료)로 요구했습니다.
높은 이자율을 감당하지 못한 A 양은 다른 업자들로부터 돈을 빌려 '돌려막기'를 하다 결국 400만 원의 빚을 지게 됐습니다.
최근 SNS를 통해 10만 원 안팎의 소액을 단기간(2∼7일)에 초고금리로 빌려주는 일명 대리 입금(댈입)으로 인한 피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로 아이돌 굿즈(상품), 콘서트 관람권, 게임 아이템 등을 사고자 하는 청소년들이 빠르고 쉽게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리 입금을 이용합니다.
그러나 돈을 빌려줬지만 돌려받지 못하거나, 업자로부터 돈을 빌린 뒤 높은 이자율을 감당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B(14) 양도 "'3만 원을 빌려주면 수일 내 4만 원으로 돌려주겠다'는 게시글을 보고 입금했다가 한동안 돈을 돌려받지 못해 애를 태운 적이 있다"며 "다행히 계속 연락한 끝에 돈을 받아냈지만, 주변에 사기를 당한 사례도 꽤 있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트위터 등 SNS상에서는 돈을 빌려주거나 빌릴 사람을 구한다는 대리 입금 광고글이 최근까지 꾸준히 올라와 있었습니다.
대부분 상환 날짜와 금액을 명시하며 거래자의 성별, 나이 등 신상정보를 요구했는데, 업자가 일정한 양식에 맞춰 게시한 것으로 보이는 광고글도 여러 개였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대리 입금에 대한 문제의식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경기도가 지난달 9일부터 지난달 2일까지 도내 중학교 2학년∼고등학교 2학년 재학생 3천359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불법 대출' 관련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66%(2천217명)가 청소년 대리 입금 문제가 '심각하다'고 답했습니다.
대리 입금을 직접 이용했다는 청소년은 15명(0.45%)으로, 연예인 기획 상품 및 콘서트 티켓 구매, 게임 아이템 결제, 스포츠 도박 사이트 이용에 돈을 썼다고 응답했습니다.
빌린 금액은 1천 원에서 10만 원까지 다양했는데, 1천 원을 빌린 청소년은 연체료를 포함해 2천 원(이자율 200%)을, 10만 원을 빌린 한 학생은 10만 원(이자율 100%)을 이자로 낸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에 관련 기관들은 대리 입금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기 위해 교육 프로그램 등 피해 방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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