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형형색색 자전거 선수들.. 그중 나와 가장 닮은 사람은?

기자 2021. 10. 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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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멧을 쓴 열여섯 명의 선수와 그들이 탄 자전거가 달리는 이야기, 그림책 '나는 너는'을 간추리면 이렇게 간단하다.

하지만 사람은 그렇게 간단한 존재가 아니고 모두의 달리기에는 드라마가 있으며 책을 덮는다고 드라마가 종료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과 어울려 달릴 때는 그들과 구분되는 나만의 특징을 알고 싶어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과 비슷한 부분을 찾아 안도감을 느끼고 싶을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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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는 / 김경신 지음 / 글로연

헬멧을 쓴 열여섯 명의 선수와 그들이 탄 자전거가 달리는 이야기, 그림책 ‘나는 너는’을 간추리면 이렇게 간단하다. 하지만 사람은 그렇게 간단한 존재가 아니고 모두의 달리기에는 드라마가 있으며 책을 덮는다고 드라마가 종료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삶의 곡선도로를 홀로 달리면서 자기 자신이 과연 어떤 사람인지 구체적으로 발견하고 싶어 한다. 다른 사람과 어울려 달릴 때는 그들과 구분되는 나만의 특징을 알고 싶어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과 비슷한 부분을 찾아 안도감을 느끼고 싶을 때도 있다.

이 책은 그 발견의 여정을 자전거 경주에 비유했다. 작품을 읽는 짧은 시간 동안 독자는 등장인물들의 특성을 관찰하면서 그가 누구인지 찾으려고 구별하고 애쓴다. 하지만 진짜 나를 찾는 드라마는 책을 덮는 순간부터 시작이다.

이 책을 읽을 때는 책장을 펼치기 전에 표지에 그려진 선수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찬찬히 살피기를 권한다.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는데 들여다보면 볼수록 미묘하게 다르다. 자전거, 헬멧, 경기복이 그들의 유일한 공통점이다. 책장을 열면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스스로 배경이 되는 형형색색의 이미지가 바퀴를 굴리면서 서서히 움직인다.

이 그림책에는 장면마다 다른 ‘나’가 등장한다. 글을 보면 ‘나는’이나 ‘너는’에 해당하는 부분에만 색깔이나 무늬가 있는데 그림을 견주어 살피면 똑같은 색깔과 무늬를 지닌 딱 한 사람을 찾을 수 있다. 그 사람이 바로 해당 장면의 화자다. 처음에는 쉽게 찾을 수 있지만 무리가 많아진 뒤에는 화자를 찾기 위해 상당히 자세히 봐야 한다. 그들 중에는 자전거를 탈 때면 페달 밟기에만 집중하는 사람이 있고 장갑을 낄 때부터 규칙을 따지는 사람이 있다. 이렇게 달라 보이는 삶도 경주가 끝나면 다 같은 보람으로 수렴된다.

김경신 작가는 나를 알고 싶다는 우리들의 보편적 욕구를 인간의 개별성에 대한 관찰과 엮어서 이 책을 만들었다. 앞모습과 뒷모습을 그린 두 장의 표지는 한 사람의 외연과 내면을 떠올리게 하는 재치 있는 구성이다. 책 속에서 나를 닮은 한 사람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38쪽, 1만5000원.

김지은 서울예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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