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라이프치히 단장 "나라면 나겔스만 뮌헨으로 안 보냈어"

김현민 2021. 10. 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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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김현민 기자 = 前 RB 라이프치히 단장이자 레드 불 프로젝트의 토대를 마련했던 랄프 랑닉이 율리안 나겔스만을 바이에른 뮌헨 감독으로 떠나보낸 보드진을 비판하고 나섰다.

2021/22 시즌 바이에른은 나겔스만 신임 감독 체제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감독 역대 최고 이적료인 2500만 유로(한화 약 343억)를 들여 라이프치히에서 나겔스만을 데려온 바이에른은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와의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 1-1 무승부에 그쳤으나 이후 공식 대회 9연승을 달리고 있다. 특히 최근 공식 대회 7경기에서 39득점(경기당 5.6골) 2실점(경기당 0.3골)이라는 비현실적인 성적을 올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바이에른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3-1로 꺾고 DFL 슈퍼컵 우승을 차지했고, DFB 포칼 1라운드에선 12-0 역사적인 대승을 거두었으며, 챔피언스 리그 2경기에서 도합 8득점(바르셀로나전 3-0 승, 디나모 키예프전 5-0 승)을 쏟아내며 E조 1위를 독주하고 있다. 분데스리가 6경기 23득점은 역대 신임 감독들 중 최다 골에 해당하고, 공식 대회 10경기 9승은 바이에른 역대 감독들 중 최다 승이다.


반면 나겔스만을 떠나보낸 라이프치히는 이번 시즌 신임 감독 제시 마시 체제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분데스리가에선 2승 1무 3패로 10위에 그치고 있고,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맨체스터 시티와의 1차전에서 3-6 대패를 당한 데 이어 조 최하위 팀으로 평가받았던 클럽 브뤼헤와의 2차전에서도 1-2로 패했다. 이와 함께 챔피언스 리그 조기 탈락 위기에 직면한 라이프치히다. 최근 공식 대회 6경기 성적은 1승 1무 4패로 처참한 수준이다.

라이프치히 입장에서 더 뼈아픈 건 지난 9월 11일에 있었던 바이에른과의 분데스리가 4라운드에서 1-4 대패를 당했다는 데에 있다. 자연스럽게 라이프치히 팬들은 마시 감독에 대한 비판과 동시에 바이에른으로 떠난 나겔스만을 배신자 취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2019/20 시즌까지 라이프치히 단장 직을 수행했던 현 로코모티브 모스크바 단장 랑닉이 나겔스만의 바이에른 감독 부임과 관련해 목소리를 냈다.

랑닉이 누구인가? 2012년부터 레드 불 잘츠부르크와 라이프치히 단장 직을 동시에 수행하면서 현재의 레드 불 프로젝트를 구축한 인물이다. 그의 주도 하에서 잘츠부르크와 라이프치히는 재능 발굴과 전술 일원화 등을 통한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오스트리아와 독일 강호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2015/16 시즌엔 잘츠부르크 단장을 사임하고 라이프치히 임시 감독 직을 수행하면서 분데스리가 승격을 견인했고, 2018년 여름에 당시 호펜하임 감독이었던 나겔스만의 라이프치히 감독 선임을 1년 먼저 미리 확정지어놓고선 재차 임시 감독을 맡으면서 분데스리가 3위와 DFB 포칼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9/20 시즌엔 레드 불 글로벌 단장 직을 수행하면서 레드 불 구단들을 총괄적으로 지휘한 그는 2020년 레드 불과 작별을 고했다.

랑닉은 스포츠 전문 방송 플랫폼 'DAZN'과의 인터뷰에서 나겔스만과 관련해 "독일 내에서 가장 큰 경쟁자(바이에른)가 갑작스럽게 감독 관련 문제를 가지고 있었고, 라이프치히는 돈이 급한 상황이 아니었다. 만약 내가 여전히 라이프치히에 있었다면 나겔스만의 바이에른행을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고, 협상 테이블에 물을 끼얹었을 것이다. 또한 나겔스만에게도 남아달라고 요청했을 것이다. 나는 이전에도 나겔스만을 무조건 지켜야 한다고 분명히 말했던 바 있다"라며 그의 바이에른행을 허용한 라이프치히 보드진들의 결정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분명한 건 나겔스만에게 바이 아웃(계약서상 정해진 이적료를 지불할 시 구단의 합의와 상관 없이 이적을 강제할 수 있는 조항)과 같은 종류의 이적 조항이 없었다는 데에 있다. 그럼에도 라이프치히는 나겔스만의 바이에른행을 너무 쉽게 허용했다는 사실이다.

이에 대해 나겔스만 역시 "라이프치히와의 첫 대화부터 내 기대와는 완전 달랐다. 나의 바이에른행에 대한 라이프치히의 입장은 무조건적인 배제가 아닌 대화 창구를 열어두겠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바이에른으로부터 공식 오퍼를 받은 이후 두 번째 대화에서 라이프치히 보드진은 해결책(새 감독)을 찾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이는 내겐 선택권이 없다는 걸 의미했다. 그렇다고 해서 난 슬프지도 않았고, 라이프치히에 남았다고 하더라도 분노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토로한 바 있다.

반면 라이프치히 CEO 올리버 민츨라프는 "물론 모든 전문가들이 자신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다. 누구에게나 표현의 자유는 있다. 분명 랑닉이 라이프치히에서 훌륭한 일들을 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지난 2년 동안 현업에서 떠나있었다는 데에 있다"라며 내부 사정을 모르는 사람의 주장에 불과하다고 일축하는 한편 "난 나겔스만에 대해 애기하려고 하는 게 아니다. 우리는 마시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고, 그와 함께 할 미래를 고대하고 있다"라며 현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민츨라프의 반박과 별개로 바이에른은 나겔스만 체제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데 반해 라이프치히는 마시 감독 체제에서 흔들리면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건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현상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나겔스만과 마시의 비교는 한층 더 극명하게 벌어질 것이고, 자연스럽게 나겔스만의 바이에른행을 허용한 라이프치히 보드진에 대한 비판은 날이 갈수록 강해질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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