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아시아 백신 접종률 미국 따돌려..놀라운 속도"
[경향신문]
아시아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면서 미국과 유럽을 앞서 나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한국, 일본, 말레이시아가 인구 100명당 백신 접종 건수에서 미국을 넘어섰다”며 “올해 봄까지만 해도 생각할 수 없던 속도”라고 전했다. 몇몇 국가는 2회 접종(얀센 백신은 1회)을 모두 마친 인구 비율로도 미국을 이미 넘었거나 곧 넘을 예정이다. NYT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변화는 놀라웠고 성공했다”며 아시아 국가들 내부의 백신 반대 목소리는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전염력이 강한 델타변이가 확산하고 있음에도 한국에서는 코로나19에 걸린 백신 접종자 중 0.6%만이 중증 증세를 보였고, 사망자는 0.1%에 그쳤다고 NYT는 전했다. 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IVI) 사무총장은 “거의 ‘토끼와 거북이’ 같은 이야기”라면서 “아시아에서는 백신을 구할 수 있을 때마다 바로바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의 백신 역전은 문화적, 정치적, 사회적 요인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고 NYT는 분석했다. 백신을 꺼리는 정서가 만연하고 백신에 관한 정치적 갈등이 심각한 미국과 달리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백신을 둘러싸고 양극단이 팽팽히 맞서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아시아 각국 내에서도 백신 반대 운동이 펼쳐지지만 미국과 유럽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소수에 불과하다. 백신 반대론을 부추기는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정치인, 시민단체, 미디어도 적은 편이다. “특히 대부분의 아시아인은 정부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신뢰하며 개인의 자유보다 공동체 필요를 우선시 하는 경향이 있다”고 NYT는 평가했다.
루벤 응 싱가포르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 부교수는 아시아 지역 언론 보도들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은 백신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또 한국과 싱가포르가 백신 접종자들에게 사적 모임 규제를 완화하는 등 ‘당근’을 제시한 것도 접종률 제고에 도움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아시아 국가 대부분은 자체 백신 제조 역량이 없어 향후 부스터샷(추가 접종) 승인 이후 공급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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