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칭 Pick!] 악덕시장과 재개발 비리를 둘러싼 악의 각축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속 화제의 콘텐츠를 발굴, 해설·소개하는 조선일보 ‘왓칭’! 영화·다큐멘터리를 통해 세상을 읽을 수 있게 해드립니다.(www.chosun.com/watching)
조선일보 ‘왓칭’의 10월 첫째주 추천작은 ①아수라 ②원더우먼 ③아리스인보더랜드 ④오티스의 비밀상담소 ⑤빌리 밀리건, 24개의 인격을 가진 남자 이다.
◇아수라
2016년 9월 개봉한 액션 영화 ‘아수라’는 그해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작품이었지만, 관객 수 260만명을 채우지 못하고 흥행에 실패했다. ‘비트(1997)’와 ‘감기(2013)’를 찍은 김성수 감독의 작품으로 배우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이 열연했다. 가상의 도시 ‘안남시’를 배경으로 악덕 시장, 부패 경찰, 정치 검사가 물고 뜯는 느와르 영화다. 개봉 당시 평론가들은 ‘투 머치’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런 아수라는 2017년 국정 농단 사건 이후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순수 폭력을 즐길 수 있는 영화’ ‘카 체이싱(자동차 추격) 장면은 한국 영화사상 손에 꼽히는 명장면’이라는 평가와 함께 팬덤이 형성된 것이다. 아수라 1주년 행사에서 배우 정우성은 “박성배 앞으로 나와!”라는 대사를 “박근혜 앞으로 나와!”로 바꿔 말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아수라는 이후 ‘현실 고증·미래 예측 영화’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은수미 경기 성남시장의 조폭 출신 사업가 금품 수수 사건과 최근 불거진 대장동 개발 사업 의혹이 맞물리며 현실을 풍자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최근 각종 시사 뉴스마다 아수라를 추천하는 댓글이 눈에 띈다. 폭력과 욕설 수위가 상당히 높아 시청자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럼에도 최근 D.P, 오징어 게임과 함께 정치권에서 반드시 봐야 할 스트리밍 콘텐츠 3대장으로 꼽히고 있다.
강력계 형사 한도경(정우성)은 악덕시장 박성배(황정민)의 뒷일을 처리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는다. 한도경의 약점을 쥔 독종 검사 김차인(곽도원)과 검찰 계장 도창학(정만식)은 이용해 박성배의 비리 혐의를 캐려 한다. 검찰과 박성배 사이에서 태풍의 눈이 된 한도경은 후배 형사 문선모(주지훈)를 박성배의 수하로 들여보낸다. 서로 물지 않으면 물리는 지옥도가 펼쳐진다.
개요 액션 l 한국 l 2016년 l 2시간12분
등급 청소년 관람 불가
특징 정치권에서 역주행시킨 범죄 영화
평점 IMDb⭐ 6.7/10 로튼토마토🍅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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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우먼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원 더 우먼’은 띄어쓰기에 신경 써야 한다. 영어로 보면, 익숙한 ‘Wonder woman’(대단한 여자)이 아니라 ‘One the woman’이다. ‘바로 그녀’ 정도 뜻이다. 여자 주인공에 제대로 포커스를 둔 제목처럼 보인다. 실제로 배우 이하늬가 1인 2역 원’우먼’쇼를 소화하면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하늬는 조폭들의 패싸움에도 눈 하나 깜짝 않는 드센 여검사 ‘조연주’와 재벌가 출신이지만, 재벌가로 시집가 구박받는 며느리 ‘강미나’를 동시에 연기한다. 둘은 생김새가 쌍둥이처럼 똑같은데, 연주가 사고를 당하면서 미나로 오해받는 상황에 처한다. 영화 ‘광해’에서도 차용했던 전형적인 ‘왕자와 거지’ 설정이다. 연주가 기억상실에 걸리면서 어쩔 수 없이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게 되는 것까지는 이해가 간다. 하지만 진짜 미나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 조금은 막장스럽지만, 그 덕에 오히려 코믹하고 유쾌하다. 이하늬가 능청맞게 망나니 같은 재벌가 인물들을 ‘참교육’하는 재미는 덤이다. 부담 없이 웃고 즐기기 괜찮은 드라마다.
개요 드라마 l 한국 l 2021년 l 16부작(회당 약 70분)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특징 여자판 ‘왕과 거지’에 막장 코믹을 가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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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 인 보더랜드
최근 전 세계 넷플릭스 순위 1위에 오른 ‘오징어 게임’의 인기에 힘입어 비슷한 콘셉트의 데스게임 드라마 ‘아리스 인 보더랜드’가 덩달아 화제를 모은다. 한정된 공간에서 자발적으로 참가한 사람들이 상금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 ‘오징어 게임’과 달리, ‘아리스 인 보더랜드’ 속 게임의 배경은 일본 도쿄 전체다. 사람들은 죽지 않기 위해 게임에 참가한다.
규칙은 간단하다. 살고 싶다면 싸워라. 매일 일몰 후 도쿄 전역에서 열리는 게임 중 하나에 참가한다. 살아남으면 숫자가 적힌 비자를 받고, 주어진 날 만큼 살 수 있다. 비자가 만료되면 그 자리에서 죽는다.
드라마는 카드게임을 모티브로 한다. 스페이드는 힘이 필요한 체력게임, 클로버는 협동게임, 다이아몬드는 두뇌게임, 하트는 인간의 마음을 가지고 노는 심리(배신) 게임이다. 참가자 중 단 한 명만 살 수 있는 게임도 있고, 다같이 힘을 합쳐 모두 살아남는 게임도 있다. 규칙을 이해할 필요 없는 단순한 게임으로 인간의 행동과 본성에 집중하는 ‘오징어 게임’과는 다른 종류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죽음을 위해 고안된 게임 하나하나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주간 소년 선데이’ 등에서 연재된 아소 하로의 생존 스릴러 만화 ‘임종의 나라의 앨리스’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원작 만화도 매니아층이 두텁다. 일본에선 그야말로 대박이 났고, 공개한 지 28일 만에 전 세계에서 1800만명이 시청했다. 아시아 전역을 포함한 40여개국에서 ‘TOP 10′ 콘텐츠에 올랐다. 평론가들보다 대중에게 인기가 좋은 작품. 인기에 힘입어 공개 2주 만에 시즌 2 제작이 확정됐다.
[기사 보기] 게임 안 하면 죽는 나라 있다? 일본인들이 목숨 걸고 하는 이유 [왓칭]
개요 드라마 l 2020 l 일본 l 시즌 1 l 41~52분·8편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특징 일본판 ‘오징어 게임’
평점 로튼토마토🍅83%, IMDb⭐7.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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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티스의 비밀상담소
‘오징어 게임’ 공개 전 세계 넷플릭스 순위 1위는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시즌3′ 였다. 현재 스코어는 2위. 원제는 ‘Sex Education’, 직역하면 ‘성교육’이다. 2019년 첫 시즌 공개 후 2030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으며 전 세계적 열풍을 일으킨 화제의 영국 드라마다.
성 상담사인 엄마 진과 함께 사는 소심한 고등학생 오티스 밀번(에이사 버터필드)의 이야기. 어깨 너머로 배운 성 지식은 빠삭하지만, 정작 자신은 어릴 적 상처로 남모를 성 문제를 안고 산다. 그의 상담 능력을 알아본 동급생 메이브 와일리(엠마 맥키)가 오티스에게 교내 섹스클리닉을 열자고 제안하면서 두 사람의 비밀스런 사업이 시작된다.
10대의 성 고민은 어른들의 생각처럼 초보적이거나 단순하지 않다. 오티스와 메이브는 구글이 말해주지 않는 10대만의 비밀스런 성 고민을 적극 상담하고 해결한다. 이들의 상담은 단순 성생활에 국한되지 않는다. 교내에 성기 사진 유출로 피해를 당하는 친구가 생겼을 때, 이들은 연대를 주도하고 해결한다. 다른 친구들과 힘을 합쳐 성범죄 피해자인 친구의 상처가 흉터로 남지 않게 돕는다.
‘10대의 성’이란 도발적인 주제를 다루기에 다소 자극적이고 선정적이다. 하지만 드라마는 성 정체성 고민, 임신, 낙태 등 2021년의 10대가 고민하는 지점을 결코 가볍지 않게 다룬다. 먼 나라 이야기일까? 우리나라 10대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개요 드라마 l 2019 l 영국 l 시즌 3 l 41~52분·8편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특징 엄마도, 구글도 해결 못할 10대의 성 고민
평점 로튼토마토🍅96%, IMDb⭐8.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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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밀리건, 24개의 인격을 가진 남자
법정에서 범죄의 이유를 ‘다중인격’이라고 주장한 한 연쇄 강간범 ‘빌리 밀리건’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이전 소설 ‘빌리 밀리건’, 영화 ‘23 아이덴티티’의 모티프가 되었던 사건이기도 하다.
다큐의 배경은 1977년 오하이오 주립대다. 당시 여기서 일어난 연쇄 강간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빌리 밀리건’이란 이름의 청년을 피의자로 체포한다. 넘쳐나는 증거에도 범행을 부인하던 이 청년에게서 경찰은 이상함을 느낀다. 범행 당시를 전혀 기억 못 하는 건 물론 때때로 전혀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행동했던 것이다. 결국 여러 정신과 의사의 진단으로 빌리는 ‘해리성 정체 장애(당시 병명은 ‘다중 인격 장애’)’를 진단 받는다. 무려 ‘24개의 인격’이 한 몸에 산다고 주장한 끝에 무죄를 선고 받는다.
과연 그는 정말 다중인격이었을까? 애초에 다중인격이 범죄의 면죄부가 될 수 있는 걸까. 다큐는 이 물음과 함께 역사상 기록적인 판례를 남긴 빌리의 발자취를 따라가본다. 특히 빌리의 행동이 정말 다중 인격에 의해 통제됐던 건지, 그의 가족과 친구, 의사,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사법 기관 담당자들의 증언을 하나 하나 카메라에 담았다.
장르는 다큐이지만, 추적 스릴러 영화 ‘테이큰2′로 알려진 올리비에 메가통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그만큼 사건 당시의 재구성, 현재의 증언들이 교차하는 장면들이 마치 한 편의 장편 영화처럼 펼쳐져 몰입감을 높여준다.
개요 범죄 수사 다큐 l 미국, 프랑스 l 총 4회차
등급 15세 관람가
특징 다중인격은 정말 감형 이유가 될 수 있을까?
평점 IMBD 6.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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