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지침서, 정민용이 만들어 유동규에게만 직보했다"

이서준 기자 2021. 10. 1.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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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2015년 대장동 개발 공모지침서를 만들었습니다. 화천대유와 같은 자산 관리사를 설립하면 20점을 더 주도록 설계했습니다. 그렇다면 화천대유가 민간사업자로 선정돼 수천억 원의 이득을 챙길 수 있도록 이같은 공모 지침서를 작성한 사람들은 과연 누구일까? 성남도시개발공사의 한 관계자는 JTBC에 "정민용 변호사가 사실상 혼자 작성했고 유동규 당시 사장 직무 대리에게만 직보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정식 보고 체계가 무시됐다는 뜻입니다.

이서준 기자입니다.

[기자]

성남도시개발공사가 2015년 만든 대장동 개발 공모지침서입니다.

개발에 참여할 민간기업을 선정하는 평가 기준 등을 담고 있습니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는 "공모지침은 정민용 당시 투자사업팀장이 만들었고, 오직 유동규 당시 기획본부장에게만 수시로 직접 보고했다"고 말했습니다.

정민용 팀장은 천하동인 4호 소유자인 남욱 변호사 소개로 입사한 남 변호사 대학 후배입니다.

유 전 본부장은 당시 사장 직무대리였습니다.

부장급인 정민용 팀장이 보고체계를 건너뛰고 사장에게 직접 보고해서 '공모지침서'를 만들었다는 겁니다.

이 관계자는 "정민용 팀장의 상급자가 문제 제기를 한 적도 있다"고 했습니다.

이 상급자가 정 팀장에게 "유동규 본부장에게 직보를 하는 것 좋다. 하지만 직보 다녀와서 나에게도 알려는 줘야지 않겠냐"고 하자 정 팀장이 "알 필요 없으시다. 모르셔도 된다"고 답했다고 전했습니다.

유동규 정민용, 두 사람이 만든 공모지침은 그대로 개발부서로 전달돼 시행됩니다.

이 지침에 따라 화천대유가 속한 컨소시엄이 민간사업자로 선정된 겁니다.

화천대유와 같은 자산관리사를 포함시키면 20점을 더 주도록 한 평가 기준 덕분입니다.

공사 관계자는 "대장동 개발 업무 이후로 정 팀장이 유 본부장에게 직보하는 일이 많아졌다"고 했습니다.

정민용 전 팀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유원홀딩스 지분은 100% 본인이 갖고 있고, 유동규와 동업 관계라고 말했습니다.

검찰은 유원홀딩스와 함께 정민용, 유동규 두 사람의 자택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유 전 본부장에겐 연락이 닿지 않았고 정 전 팀장에게도 입장을 물었지만 답하지 않았습니다.

(영상디자인 : 김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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