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석면피해자 5명중 1명이 '홍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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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군에 사는 이남억(75)씨는 석면광산이 있는 결성면에서 태어났다.
백도명 서울대 명예교수는 "충남에서는 마지막 석면광산이 1980년대에 문을 닫았다. 석면질환은 석면에 노출되고 10∼50년의 긴 잠복기를 거친 뒤 발병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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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957명·보령 642명으로 1·2위
"피해자 더 찾고 전문병원 마련해야"
충남 홍성군에 사는 이남억(75)씨는 석면광산이 있는 결성면에서 태어났다. 5살까지 석면이 날리는 광산 근처에 살다 옆 마을인 광천읍으로 이사했는데, 광천읍에는 석면광산이 더 많았다. 홍성 곳곳의 광산에서 생산된 석면은 광천읍에 있는 역으로 모였고, 석면이 산더미처럼 쌓인 곳에서 이씨는 뛰놀았다. “동네에 굴러다니던 석면이 평생 고통을 줄지 꿈에도 몰랐다”는 이씨는 2011년 1급 석면폐 판정을 받았다. 이씨는 “폐병을 앓고 몸무게가 17㎏ 빠졌다. 좋아하던 등산도 숨이 가빠 더는 할 수 없다”고 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충남환경운동연합 등은 30일 오전 충남도청에서 ‘충남 석면피해실태 조사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를 보면, 석면피해구제법이 시행된 2011년 1월부터 2021년 7월 말까지 전국에서 5295명이 석면피해자로 인정됐는데, 충남지역 피해자는 1943명(36.7%)으로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많았다. 충남 안에서는 홍성군과 보령시 석면피해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홍성군에서 석면피해구제 인정을 받은 이는 957명으로 충남 전체의 절반(49.3%)에 가깝고, 보령시에서도 642명이 피해구제 인정을 받았다. 전국 227개 시·군·구 가운데 1, 2위다.
이는 전국 38개 폐석면광산 중 25개가 충남지역에 집중돼 있고, 그 가운데 10개는 홍성, 5개는 보령에 있다는 점과 관련 있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충남지역 석면광산 지도와 석면피해구제 발생빈도 지도를 겹쳐보니, 석면광산이 있는 곳에서 석면피해가 집중해 나타난다”며 “피해자들은 과거 이 지역 광산에서 일한 적이 있거나 광산 인근에서 오래 거주해온 주민들”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충남지역에 더 많은 석면피해자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백도명 서울대 명예교수는 “충남에서는 마지막 석면광산이 1980년대에 문을 닫았다. 석면질환은 석면에 노출되고 10∼50년의 긴 잠복기를 거친 뒤 발병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신은미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폐석면광산 지역에 집중된 석면피해자들을 전문적으로 치료하고 건강 관리할 의료시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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