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 위 달리는 자전거는 '민폐'일까..'할 말' 있는 자전거족
국내 자전거 이용자 연간 1500만명 시대. '따릉이'와 같은 공공자전거 도입으로 자전거 이용 문턱은 낮아졌지만 그만큼 '민폐' 주행자가 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자전거 이용자가 늘어난 것에 비해 운전자 의식 수준이 뒤따라주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한편, 자전자 주행자들은 당초 자전거 전용 도로가 부족한 게 원인이라고 항변한다.
서울에서 10년 째 개인 택시 영업을 한 김모씨(65)는 "차도 끝에서 달리는 자전거를 못 보고 손님이 내리는 돌발 상황이 나올 때가 있어 사비로 뒷좌석용 백미러를 달았다"며 "차도를 달리는 자전거를 보면 불안하다"고 말했다.
20년 넘게 택시기사로 일한 이모씨(61)도 차도를 달리는 자전거 때문에 늘 긴장하며 운전대를 잡는다. 이씨는 "설듯 말듯 아슬아슬하게 자전거를 타는데 내가 비켜줘야하나 움찔하게 된다"며 "자전거 운전자의 잘못으로 사고가 나도 우리는 꼼짝없이 보장을 해줘야 한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자전거 이용자들 조차 국내 자전거 주행 문화가 너무 위험하다는 점을 인정한다. A씨(39)는 일주일에 3~4번 정도 서울 광진구 자택에서 직장이 있는 강남구까지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A씨는 "나도 자전거 이용자이지만 '자전거 갑질'을 경험했다"며 "아이와 함께 한강공원을 갔는데 한 자전거 운전자가 인도를 이리저리 운전하면서 '아이 간수 잘해라'라고 고함을 질렀다"고 회상했다.
그에 반해 "자전거도 편히 달릴 곳이 필요하다"며 억울함을 내비치는 이용자들도 있다. 자녀를 어린이집 등하원시킬 때 자전거를 타는 B씨(33)는 "아이를 태우고 늘 인도로 주행한다"며 "아이와 다니기에 자동차 끝 차선은 너무 위험하지 않냐"고 항변했다.
이어 "차도는 차 먼저, 인도는 사람 먼저니 항상 자전거가 배려해야 한다"며 "자전거 운전자를 '자라니'라고 욕하기 전에 완전한 주행 공간 분리부터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파구에서 강동구까지 왕복 50분 거리를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김모씨(28)는 얼마 전 차도 끝 차선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졌다.
김씨는 "한 택시가 빠르게 앞으로 달려와 비상등도 키지 않고 정차하더니 승객이 내렸다"며 "너무 놀라 급브레이크를 밟았더니 자전거와 함께 우당탕 넘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자전거 천국'이라 불리는 덴마크와 비교하면 턱 없이 부족한 수치다.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은 서울의 6분의 1 크기지만 자전거 전용도로만 무려 350km에 달한다. 또 덴마크의 자전거도로는 양 옆 연석으로 차도와 보행통로와 구분 지어놓아 안전성을 높였다.
이수범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지금처럼 차도 끝차선을 자전거 도로로 두는 건 너무 위험하다"며 "또 자전거를 타면 한번에 쭉 갈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드는 게 중요한데 서울 시내는 도로 간 연속성이 부족하다. 버스전용 차로를 만든 것처럼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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