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김만배, 이재명 선거법 최종심 판결 전후 권순일 8차례 만나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왼쪽), 권순일 전 대법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의 대주주 김만배씨가 이재명 경기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허위사실공표 등) 사건이 대법원에 회부된 시점을 전후해 권순일 당시 대법관을 수 차례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권 전 대법관은 대법관으로 재직했던 지난해 7월 이 지사의 선거법 위반 혐의가 무죄라고 판단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대법원으로부터 ‘2019~2020년 청사 출입기록’ 자료를 분석한 결과 김만배씨가 2019년 7월 16일부터 지난해 8월 21일까지 1년여 동안 8차례 권 전 대법관실을 방문했다고 30일 밝혔다.

김씨는 대법원이 이 지사 사건을 전원합의체로 회부한 지난해 6월 18일 직전인 같은 달 16일과 17일, 그리고 선고일 이튿날인 7월 17일에도 권 전 대법관실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2019년 7월 16일과 지난해 5월 8일, 26일에는 청사 출입신고서에 ‘만날 사람’으로 권 전 대법관의 이름을 쓰기도 했다. 전 의원은 “김씨의 방문 일자는 이재명 지사 사건의 전합 회부일, 선고일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며 “이 지사를 생환시키기 위한 로비라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씨는 이날 법률대리인을 통해 내놓은 입장문에서 “방문 목적은 대부분 청사 내에 근무하는 후배 법조팀장들을 만나거나, 단골로 다니던 구내 이발소 방문이었다”고 해명했다. 출입신고서에 권 전 대법관을 적은 이유에 대해서는 “출입신고서에 해당 법조팀장을 기재하면 그가 출입구까지 본인을 데리러 와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 편의상 ‘권순일 대법관 방문’이라고 적은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권 전 대법관과 관련해선 “권 대법관은 동향분이라 가끔 전화도 하는 사이여서 인사차 3∼4차례 방문한 사실은 있으나, 재판에 관련된 언급을 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