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도개공에 10억대 금품 로비 포착..'대장동 의혹' 밝혀지나
검찰, 비자금 의심.. 용처 추적
추가 압색 유동규 컴퓨터 확보
정영학 제출 녹취록 집중 분석
이재명 2020년 대법 무죄 판결 전후
김만배, 권순일 8차례 만남 확인
30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 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화천대유 회계처리 과정에서 비정상적으로 처리된 70억∼80억원의 현금 흐름을 수사 중이다. 검찰은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가 제출한 녹취록 분석을 통해 화천대유가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들에게 10억원대의 금품 로비를 한 정황도 포착하고 현금 흐름을 살펴보고 있다. 아울러 화천대유 소유주 김만배씨가 지난해 대법원이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무죄 판결을 할 당시 권순일 전 대법관을 여러 차례 만난 것과 관련, 검찰은 권 전 대법관 등 화천대유 고문으로 영입한 전직 고위 인사들의 역할도 규명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회계사 정씨가 제출한 김만배씨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사장 직무대리),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등과 나눈 대화 녹취록 등을 토대로 의심스러운 자금 흐름을 살펴보고 있다. 녹취록에는 이들이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 로비자금을 누구에게, 어떤 경로로 전달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현금뭉치 사진 등 녹취록 내용을 뒷받침해 주는 자료도 검찰에 넘겼다고 한다. 유 전 본부장은 전날 검찰이 주거지 압수수색을 하러 오자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지며 증거 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추가 압수수색해 유 전 본부장이 쓰던 컴퓨터를 확보했다. 또 대장동 개발사업을 통해 1000억원 넘게 배당을 받은 뒤 미국으로 출국한 남 변호사에 대해 입국 시 통보조치를 했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이날 “(대장동 의혹 수사를) 법과 원칙에 따라 여야 (정치권), 신분, 지위 여하를 막론하고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도개공에 10억대 금품 제공” 증거 제출… 사업 특혜 밝혀지나
정씨는 유 전 본부장과 김씨,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 등과 함께 대장동 개발사업을 주도하고 수익배분 구조를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핵심 인사다. 1990년대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딴 뒤 재개발·개건축 등 도시정비 사업 전문가로 활동했고, 2000년대 후반 대장동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선 민간이 과도한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수익구조를 설계하는 과정에 ‘뒷배’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녹취록 속 누군가가 “직원들이 내가 실소유주가 아닌 걸 안다”고 하자, “아니, 그걸 다른 직원들이 알면 어떻게 하느냐”고 따지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차명 지분으로 얻은 수익을 “현금화할 수 있는 방법은 뭐냐”는 취지의 발언도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이 밖에 유 전 본부장이 실소유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유원홀딩스 관련 내용, 남 변호사 등 주요 관련자가 화천대유 수익금 배분을 논의하는 내용 등도 담겨 있다고 한다. 검찰이 전날 주요 관련자와 업체, 자택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를 본격화한 데엔 일부 의혹이 맞다고 시인한 정씨의 진술과 함께 해당 녹취록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막대한 개발 이익금 분배 과정에서 핵심 관련자 간 갈등이 있었고 불만을 품은 정씨가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대화 내용을 녹음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사건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가 정씨가 처벌 부담을 덜려고 검찰 수사에 협조한 듯하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유 전 본부장은 이날 경기 용인의 거주지 앞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회계사 정씨와)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가 아니고 통화도 한 적이 없다”며 녹취록 관련 언론 보도를 전면 부인했다. 이어 “(자신에게 제기된 모든 의혹이) 사실이 아니다. 민간수익을 제한해야 한다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직원들의 제안을 묵살하고 사업 계획을 추진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져버린 증거인멸 시도에 대해선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는데 수사관에게 설명했다”고 했다. 이 지사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엔 “같이 일하다 보면 친분이 생길 수 있다. 개인적 친분으로 (이 지사와) 엮으려 하지 말라”고 말했다.
검찰은 녹취록에 담긴 개발사업 과정의 로비 정황과 수상한 자금 흐름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박현준, 박미영, 김청윤, 이희진 기자, 용인=오상도 기자 hjunpark@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북한과 전쟁 나면 참전하겠습니까?”…국민 대답은? [수민이가 궁금해요]
- 박지윤 최동석 향한 이혼변호사의 일침…"정신 차리세요"
- “이 나이에 부끄럽지만” 중년 배우, 언론에 편지…내용 보니 ‘뭉클’
- “송지은이 간병인이냐”…박위 동생 “형수가 ○○해줬다” 축사에 갑론을박
- “식대 8만원이래서 축의금 10만원 냈는데 뭐가 잘못됐나요?” [일상톡톡 플러스]
- “홍기야, 제발 가만 있어”…성매매 의혹 최민환 옹호에 팬들 ‘원성’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