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증시전망] 코스피, 미·중 악재에도 순항할 것.."2차전지·반도체 담아라"

노자운 기자 2021. 10. 1. 06: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7개 증권사 설문조사 결과 코스피지수 최고 3500~2820선 예상
중국 헝다 그룹 위기 영향은 거의 없을 듯
리오프닝·친환경 종목 등도 주가 상승 전망

4분기(10~12월) 코스피지수는 3000선 초반과 3300대 사이에서 등락할 전망이다. 11월 중 미국 중앙은행이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실시할 확률이 매우 높고 중국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의 파산 위기가 불거졌지만, 우리 증시가 받을 악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 업계 전문가들은 4분기 증시 주도주로 2차전지와 반도체 관련주를 꼽았다. 2차전지는 내년과 2023년 호실적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 경기 사이클과 무관하게 주가가 양호한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했다. 반도체의 경우 현재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워낙 낮은 만큼, 내년 2분기 업황 개선을 앞두고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전망이다.

4분기 코스피지수의 예상 범위. /출처=각사, 그래픽=노자운 기자

◇ 밴드 상단, 최고 3500 전망···하단 최저치는 2820

지난달 조선비즈는 국내 17개 증권사 리서치센터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미래에셋증권을 제외한 16개 증권사가 4분기 코스피지수의 평균 전망치(밴드)를 2964~3328로 제시했다.

가장 높은 밴드를 제시한 증권사는 SK증권이었다. 김영우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분기 코스피지수의 하단을 3050으로, 상단을 3500으로 예상했다.

상단을 3400으로 제시한 증권사도 4곳(신한금융투자, 메리츠증권, KB증권, 키움증권)이 있었다. 7개 증권사(현대차증권, 하나금융투자, 이베스트투자증권, NH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삼성증권)는 밴드 상단을 3300 혹은 3350으로 예상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분기 국내 주식시장에서 글로벌 경기 모멘텀(동력) 강화라는 긍정적인 요인과 중국 관련 불확실성이라는 부정적인 요인이 ‘힘겨루기’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세계 주요국의 경기·정책 모멘텀으로 코스피지수는 3300선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센터장은 또 현재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한국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1.2배로,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에도 못 미칠 정도로 낮다며 “밸류에이션이 추가 하락한다고 가정해도 코스피지수 3000선 지지는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스피지수가 3100선 이하로 떨어진다면 주식을 매수하거나 보유할 것을 권했다.

가장 낮은 밴드는 유안타증권이 제시한 2820~3170이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시황 담당 연구원은 “지난해 상승장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예탁금이 꾸준히 증가했지만, 올해는 예탁금이 60조원대 후반에 계속 멈춰있는 상태”라며 “금리의 상승과 정부의 대출 규제를 고려할 때, 주식 투자 자금이 의미 있게 늘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의 경기 회복세에 대한 우려와 통화 정책의 기조 전환(긴축)이 동시에 진행되면, 증시는 우하향 흐름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일러스트=정다운

◇ “테이퍼링, 이미 인지된 리스크···증시에 큰 영향 못 줘”

증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이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테이퍼링이 주식시장의 단기 변동성을 키울 만한 요인이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이미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만큼 증시의 추세적 하락을 이끌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역시 비슷한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지난 2013년 5월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이 테이퍼링을 언급한 이후 증시가 출렁였지만, 그때는 금융시장이 ‘연준이 앞으로도 유동성을 계속 공급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에 충격이 컸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본부장은 “지금은 그때와 달리 시장 참여자들이 ‘연준이 곧 유동성 공급을 줄이고 2023년쯤 기준금리도 올릴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유동성만 풍부하다면,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테이퍼링보다 경기 개선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김 센터장은 “미 연준의 테이퍼링은 기본적으로 펀더멘탈(체력)의 개선과 경기의 확장을 뜻한다”며 “정책의 불확실성보다는 경기 흐름을 보고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테이퍼링으로 인한 유동성 축소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유동성 공급이라는 모멘텀이 주식시장을 주도해왔는데, 테이퍼링으로 인해 이 같은 모멘텀이 약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글로벌 금융 시장의 중장기 유동성 여건이 변하면 신흥국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질 수 있다”며 “국내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증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미 연준의 테이퍼링 시작 시점을 11월로 전망했다. 17명 중 12명이 “연준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을 선언하고 시작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나머지 전문가들도 모두 테이퍼링을 연내 시작할 것으로 봤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회 의장. /EPA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중국 헝다그룹의 파산 위기 역시 국내 증시에 의미 있는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헝다그룹이 파산하더라도 구조적 리스크로 번지지 않고 중국 내에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오태동 본부장은 “헝다 사태의 관건은 헝다그룹의 파산 자체가 아니라 연쇄 도산으로 인한 시스템 리스크로의 확산 여부”라며 “전체 부채 중 단기간에 만기가 도래할 채권 이자의 규모가 크지 않고, 국책 은행이 주채권자이며 연결된 파생상품이 없고 중국 내 투자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유종우 센터장도 “이번 사태는 중국 정부가 지난해 8월부터 강화한 건설사 규제에서 비롯한 것”이라며 “이를 고려하면 정부가 직접 나서 사태 해결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위험은 낮다”고 말했다. 유 센터장은 또 우리나라 은행이 헝다그룹에 직접 대출해준 돈이 없는 만큼, 국내 금융기관이 직접적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승택 센터장도 헝다 사태로 인한 우리 증시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낮게 봤다. 황 센터장은 “헝다 사태가 발발했음에도 신흥국들의 신용부도스와프(CDS)프리미엄 상승세는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CDS프리미엄은 채권이 부도를 맞았을 때 원금 회수를 보장하는 대가로, 채권 부도 위험에 대한 보험료의 성격을 띤다. 채권 발행자의 신용 위험도가 높을수록 CDS프리미엄도 높아진다.

다만 중국 경제의 성장률이 대폭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국내 경제에 어느 정도 부정적인 요소다. 국내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김영우 센터장은 “중국 지방정부의 부동산 개발을 통한 수익 창출이 어려워지면, 중국의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4분기에도 2차전지·반도체가 뜰 것···리오프닝·친환경에도 관심

전문가들은 4분기 증시 주도주로 2차전지와 반도체를 많이 꼽았다. 6명이 2차전지를 선택했으며, 5명은 반도체 업종의 주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봤다.

4분기 국내 증시에서 유망할 업종. /출처=각사, 그래픽=노자운 기자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시장 전체적으로 기업의 이익 모멘텀이 작아지고 있지만, 2차전지 업체들은 내년에 이어 2023년까지도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도 “2차전지는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어, 경기 사이클과 무관하게 실적이 더 좋아질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이)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관련주는 현재 주가가 많이 하락해 밸류에이션 매력이 커진 만큼, 4분기에는 내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에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승우 센터장은 “현재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는 내년 초 실적을 반영해 선제적으로 조정을 받은 상태”라며 “내년 2분기 이후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4분기 주가 흐름은 양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반도체 업체들의 호실적을 전망했다. 그는 “현재 모바일 디램(DRAM)과 PC용 차세대 디램인 DDR5의 수요가 늘고 있어, (반도체 업체들이) 북미 지역 클라우드 사업자들에 대한 가격 협상력에서 우위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센터장은 DDR5의 가격이 기존 디램인 DDR4보다 40% 높은 수준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디램의 수요처는 다양하지만, 공급하는 회사는 3개 뿐”이라고 덧붙였다.

레저와 여행·항공주는 4명의 선택을 받았으며, 게임 및 엔터테인먼트와 자동차, 석유·화학, 은행·금융 업종은 각각 3표를 받았다.

유종우 센터장은 “통화 정책의 정상화를 시작으로 금리가 점차 상승할 것”이라며 “기준금리가 시장금리에 영향을 미치면 예대마진, 이자 수익이 늘며 금융사들의 실적이 좋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역시 금융주가 금리 인상의 수혜를 볼 것이며, 배당 수익률이 높다는 이점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탈탄소 움직임에 따라 기타 친환경 관련주가 혜택을 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유종우 센터장은 “내년도 예산안에서 볼 수 있듯, 정부는 한국판 뉴딜과 미래 전략 산업에 대한 강한 육성 의지를 갖고 있다”며 “특히 2050 탄소 중립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기업들의 탈탄소 전환 노력 계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양호한 실적과 성장 잠재력을 가진 친환경 기업에 장기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설문에 참여해주신 분 : 김영우 SK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조병현 유안타증권 시황 담당 연구원,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이상 가나다 순).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